[제주 책동네] 제주어 시편에서 역사 속 제주 인물까지

[제주 책동네] 제주어 시편에서 역사 속 제주 인물까지
김신자, 해녀들의 숭고한 생애 60편 제주어 시조 더해
조선희, 구좌 당근 농사 현장에서 길어 올린 생명의 시
오차숙, 시가 있는 수필 형식 활용 오조리 고향 이야기
강순복, 상처·아픔 속 행복 발견하는 아이들 속으로
김정배, 말의 해에 기억해야 할 제주 사람 헌마공신
  • 입력 : 2026. 07.22(수) 17:45  수정 : 2026. 07. 22(수) 17:58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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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최근에 나온 제주 문학인들의 신작을 소개한다. 제주어가 흐르는 창작집에서 역사 속 제주 인물을 불러낸 동화까지 있다.



▷김신자 시조집 '물숨의 문장'=한 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바다를 누비고 있는 해녀들의 고단하면서도 숭고한 생애가 60편에 머문다. 제주어 대역 시조를 나란히 실었다. 작품마다 시작(詩作) 노트를 배치해 독자들이 창작 배경과 제주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그 속에 담긴 정서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시인은 "밤마다 물숨의 문장을 길어 올릴 때마다 불유월 바다에서 보낸 유년의 기억과 어머니의 물마중을 나섰던 시간을 떠올렸다"고 했다. '2025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역예술도약지원사업 우수작가'로 선정돼 출간된 시조집이다. 실천문학.



▷조선희 시집 '내 애인은 당근'=앞장에 놓인 흙 묻은 당근 사진이 시집 안에 펼쳐질 시편들이 건네는 말을 미리 들려준다. 시인은 구좌에서 당근 농사를 짓고 있다. 45편 중 농업 현장에서 뽑아낸 시들이 적지 않다. 끄트머리 '바람의 작명법'으로 묶인 장에는 제주어 대역 시를 함께 넣었다. 양민숙 시인은 발문에서 조 시인이 "평대리의 바다와 땅을 단 한 순간도 떠나지 않고 그 속에 숨겨진 소소한 생명력을 기록해 왔다"며 "이번 시집에 이르러, 그 작고 평범한 존재들이야말로 제주의 뼈대를 이루는 가장 단단한 뿌리임을 보여준다"고 했다. 한그루.



▷오차숙 수필집 '탐라, 그 숨비소리'=고향인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를 중심으로 제주의 풍경과 삶을 풀어냈다. 시와 산문이 서로 호응하며 한 편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시가 있는 수필' 형식을 활용한 '퓨전수필집'이다. 설문대할망과 제주 자연의 원시적 생명력, 해녀들의 고단한 삶과 그 안에 깃든 이어도의 꿈,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제주4·3, 제주 민요 가락 등으로 들여다본 제주인이 기억하고 계승해야 할 정신 등을 써 내려갔다. 문학관북스.



▷강순복 동화집 '꿀꿀 신사와 꼬꼬 공주'=표제작은 사람처럼 멋지게 차려입은 꿀꿀이와 꼬꼬의 만남을 재미있게 엮은 작품이다. '돌챙이 묵묵이'는 돌 많은 제주를 배경으로 석수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돌을 만지는 묵묵이의 뭉클하면서도 잔잔한 이야기를 전한다. 동화 속 아이들은 상처와 아픔이 있고 고민과 걱정도 많지만 그 속에서 작은 즐거움과 행복을 찾아낸다. 제주어 동화 4편을 표준어로 대역해 뒤편에 따로 수록했다. 신기영 그림. 한그루.



▷김정배 동화 '말로 나라를 구한 헌마공신 김만일'=작가는 김만일의 고향인 의귀리와 가까운 마을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 헌마공신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일이 없었다고 했다. 조선 시대 제주 사람 중에 가장 높은 관직에 올랐지만 그를 기억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아이들을 위한 동화를 썼다. 몇 년 동안 품고 있는 생각을 바탕으로 말과 관련한 책의 도움을 받으며 '붉은 말의 해'에 내놓게 됐다. 도서출판 답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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