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버티다…" 퇴직금 같은 '노란우산' 깬 소상공인들

"버티고 버티다…" 퇴직금 같은 '노란우산' 깬 소상공인들
제주 올해 1~5월 폐업 공제금 610건, 지난해 보다 56% 증가
2019년 800건에서 코로나 이후부터 급증해 1000건대 지속
중기중앙회 "최후의 보루 깼다는 건 한계 상황 도달 의미"
  • 입력 : 2023. 06.20(화) 16:56  수정 : 2023. 06. 22(목) 11:50
  • 박소정 기자 cosoro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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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 영향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지 못하는 제주지역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 소상공인에게 퇴직금과 같은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 지급이 제주에서도 코로나19 이후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벌써 5월 기준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와 지급액이 지난해의 절반 이상을 훌쩍 넘어섰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받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 지급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5월 제주지역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61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92건)보다 56% 늘었다.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800건에서 2020년 1005건으로 급증했고, 이후에도 2021년 1079건, 지난해 1057건을 기록했다. 올해는 5월말 기준 지급건수가 지난해 총 지급건수의 57%를 넘어서는 등 계속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폐업 공제금 지급액도 2019년 62억원에서 2020년 83억원, 2021년 93억원, 지난해 10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월말 기준 65억원으로 지난해 총 지급액의 60%를 넘어섰다.

노란우산은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정부가 감독하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소기업·소상공인의 지원 제도다. 매달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폐업 시 원금에 연 복리이자를 더해 일시금이나 분할금 형태로 돌려받는다. 납입금에 대해서는 연간 500만원까지 소득 공제 혜택이 주어진다.

이는 소상공인에게는 근로자가 퇴직 시 받는 퇴직금과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퇴직금이 없는 소상공인들이 최후의 보루인 노란우산을 깼다는 것은 한계 상황에 내몰렸다는 의미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폐업 공제금은 사실상 퇴직금이 없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퇴직금이나 마찬가지"라며 "은행 대출 연체, 국세 체납시에도 압류되지 않아 마지막까지 지키려는 최후의 보루와도 같은데 이걸 깼다는 것은 그만큼 한계 상황에 몰렸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도내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18조6000억원으로, 코로나 발생 직전인 2019년 말(11조5000억원) 대비 62.3% 늘어난 규모다.

한편 올해 5월 말 기준 도내 노란우산 가입자는 2만3894명으로 가입 금액은 293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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