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2)위기의 제주 바다-해양환경의 위기와 대응

[한라일보·제주와미래연구원·KCTV·제주의소리·TBN 공동기획 토론회] (2)위기의 제주 바다-해양환경의 위기와 대응
겨울철 수온 36년 만에 3.6℃ 상승… 생태계 변동
  • 입력 : 2023. 06.21(수) 00:00
  • 강다혜 기자 dhka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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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부터 송종훈 한라대학교 겸임교수,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송종훈 교수 "바다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 심각해져"
강도형 원장 "해류 흐름 등 예측할 수 있는 과학기술 중요"
박상률 교수 "최근들어 미세 플라스틱 가장 큰 문제로 대두"

[한라일보] 바다 수온 상승과 해수면 상승 등 기후위기로 인해 제주 바다가 직면한 위험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논의의 장이 마련됐다.

한라일보와 KCTV제주방송, 제주의소리, TBN제주교통방송, 제주와미래연구원은 공동기획으로 지난 13일 '위기의 제주 바다-해양환경의 위기와 대응'을 주제로 정책토론을 진행했다. 토론은 송종훈 제주한라대학교 겸임교수(전 JIBS 기자)가 사회를 맡은 가운데 강도형 한국해양과학기술원장과 박상률 제주대학교 해양생명과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송종훈(이하 송)=세계 바닷물 온도가 한 달 넘게 전례 없는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해양과학이 중요한 이유는. 수온 상승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명도.

▶강도형(이하 강)=해양의 기능이 약화되면 기후위기가 가속화할 수 있다. 해류의 흐름이 느려지는 점과 계절적인 요인 등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 기술들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박상률(이하 박)=1924년부터 2009년까지 대기 온도가 약 1.94℃ 올랐다. 이에 의해 해수면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태풍이 제주에 미치는 해수가 많아지고, 대형화되고, 태풍 속도가 느려지며 제주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특히 대형 갈조류에 속하는 '감태'가 큰 영향을 받는데, 감태는 해양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근본이다. 많은 생물들이 감태에 집을 지어 살고 있는 가운데 태풍의 영향을 받게 되면 전체적인 해양 생태계의 변동이 일어날 수 있다.

▶송=지난 36년간 제주 바다 수온이 겨울철 3.6℃나 상승했다. 육지부의 온도 상승과 바다의 온도 상승의 차이는. 수온 상승으로 인해 감태 외에 또다른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강=수온의 상승은 곧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주의 겨울철 수온 상승이 바로 동해로 전이될 수 있어서 동해 바다의 수온 상승을 이끌 수 있다.

▶박=겨울철 차가운 온도에서 해조류가 성장해야 하는데, 겨울철 수온이 높아지면서 성장에 저해가 생긴다. 그 공백을 연산호나 거품돌산호가 늘어나며 메우고 있다. 다만 이 생물들은 겨울철엔 휴면기다. 잠을 잔다. 그런데 수온이 올라가면서 휴면기가 짧아지기 때문에, 남는 에너지를 성장에 사용하고 있다. 이에따라 상대적으로 해조류는 줄어들고 산호류는 상대적으로 더 빨리 자라는, 두 생태계가 교체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송=바다 사막화라 불리는 갯녹음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는데 대표적인 원인이 수온 상승이다. 실태는.

▶강=최근에 울릉도 독도 해양연구기지를 다녀왔는데, 울릉도에서도 갯녹음 현상이 진행된다고 하더라. 제주의 경우 현재 35% 가량이 진행됐다고 한다. 이는 해조류가 산호로 변화해가는 해양 생태계와 닮아 있다. 갯녹음 현상의 원인은 기후 변화와 수온 상승뿐 아니라 이로 인한 해양 산성화 등 여러 요인이 있다. 무분별한 하천 개발, 비닐하우스도 원인이다. 해양과학기술원 제주연구소는 동해에서부터 제주까지 갯녹음 현상에 대한 실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보통 남해와 제주 바다에서만 보고된다고 알려졌지만, 동해 바다의 울릉도까지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건 매우 우려할 만 한 상황이다. 큰 범주에서는 생태계의 변화라고 볼 수 있고, 기후변화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송=해조류가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강=해조류의 기능을 살펴봐야 한다. 해조류는 1차 생산자로서 먹이를 공급하고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를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복이나 소라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해조류가 없어진다면 소라와 전복 같은 생물도 타격을 받는다.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 또 해조류는 이산화탄소 흡수원의 역할도 하고 있는데, 이들이 사라진다면 기후변화는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바다에 유입되는 많은 양의 탄소를 해조류가 해결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송=제주 바다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 바다에서 수거되는 쓰레기 종류의 대부분이 비닐과 플라스틱인데, 플라스틱이 파도와 쓰레기끼리 부딪치면서 발생하는 미세 플라스틱이 바다 생물과 인간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던데.

▶강=현장 시찰을 하다 보면 10년 전과 비교해 제주 바다가 너무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낀다. 제주뿐 아니라 전국의 무인도서들이 관광지가 되면서 (쓰레기를) 너무 많이 버린다. 중국 어선에서 불법 투기하는 쓰레기도 많다. 현재 제주 바다에서 수거되는 쓰레기가 약 2만t 가량 되는데, 관광객 뿐 아니라 어선에서 버리는 행위를 근절하고 쓰레기를 수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들이 마련돼야 한다.

▶박=최근 들어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미세 플라스틱 문제다. 미세 플라스틱 발생량은 2010년 보고에 의하면 192개국의 육상에서 약 800만t 정도가 해양으로 배출된다고 추정된다. 또 인간의 미세 플라스틱 섭취량은 일주일에 신용카드 한 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세가 이어진다면 2100년에는 일주일에 50장 정도를 섭취할 거라는 것이 현재의 보고다. 최근 제주도에서 대형 해양동물의 사체를 수거한 뒤 나오는 미세플라스틱의 양을 확인했더니, 거의 모든 생물들에서 다양한 플라스틱이 나왔다. 주로 어망이나 낚싯줄, 밧줄 등 포장재들이었다. 이로 인한 익사, 질식, 번식기능 약화 등의 악영향이 있었다.

▶송=해양쓰레기 수거도 좋지만 근본적으로 배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방안은 없는지.

▶강=바다에 버려지는 쓰레기 대부분이 폐어구, 폐그물이다. 폐어구와 폐그물을 가져왔을 때 분리수거를 하거나 분리수거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 어구 생산과 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송=제주 바다 불청객인 괭생이모자반이 큰 문제다. 괭생이모자반의 숨은 효능을 활용한 연구가 확대되고 있는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지.

▶강=해양위성을 통해 괭생이모자반 해류를 역추적한 결과, 최근에는 중국 산둥반도와 발해만 인근에서 유입되는 것을 확인했다.

▶박=2015년 이후로 이 문제가 불거지게 됐고 그 이후 활용 제품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식품, 화장품, 사료, 비료 등이 연구되고 있고 어느정도 효과를 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가령 음료, 식품 같은 경우는 변비 증상 완화와 염증 억제 효과가 밝혀졌고 화장품에서는 미백, 주름 개선, 피부 보습에 관련한 것들이 알려졌다. 일부 제품은 판매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송=제주 바다가 기후 위기와 온갖 쓰레기 그리고 난개발로 이제 더이상 버티기가 힘든지 비상 경고음을 울려대고 있는데, 제주 바다를 보전하고 지키기 위해서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강=굉장히 어려운 숙제다. 도민들의 생활 패턴은 그대로인데 외부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서다. 해류를 타고 오는 괭생이모자반의 도착 시기를 예측하고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이 현재 제주도에 없다. 또 괭생이모자반을 해양에서 직접 배로 가져올 경우 싱싱하기 때문에 쓸 데가 많다. 해변에 들어오면서 녹아 쓰기가 힘든 거다. 더 큰 바다에서 우리가 수거한 것들은 들고 와서 가공하고 남은 것을 비료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해조류의 가공시설이 없는 곳이 제주밖에 없다. 이에따라 가공시설에 대한 부분과 괭생이모자반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위성과 예측시스템 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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