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최초 공공 도서관 기부자 흉상 어디로?

제주 최초 공공 도서관 기부자 흉상 어디로?
이달 재개관 제주도서관에 기존 역사 코너 '실종' 궁금증
"이전 전시물 철거 후 보관… 새 디자인으로 역사관 조성"
  • 입력 : 2023. 06.29(목) 09:59  수정 : 2023. 06. 30(금) 13:34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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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관 리모델링을 마치고 이달 재개관한 제주도서관 전경. 현판에 1957년에 개관한 도서관임을 알리는 문구(SINCE 1957)가 보인다. 진선희기자

제주도서관 본관 리모델링 전 도서관 2층에 설치됐던 청암 박종실 흉상. 한라일보DB

[한라일보] 본관 대수선 공사를 거쳐 이달 재개관한 제주도서관에 기존 기부자 흉상 등이 사라지면서 궁금증을 낳고 있다. 도서관 측은 별도 역사관(역사존) 조성을 위해 공사 과정에서 철거 후 보관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제주 최초의 공공 도서관인 제주도서관은 1957년 제주시 삼도동에 문을 연 제주도립도서관이 전신이다. 1996년 1월 지금의 연삼로 부지에 청사를 신축해 이전했고 그해 제주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제주도서관이 탄생한 배경에 기업가로 제주상공회 초대 회장 등을 지낸 청암 박종실(1885~1966) 선생이 있다. 제주시 칠성로 일대를 중심으로 부를 일군 청암은 "도내 처음으로 도서관을 건립, 제주도에 기증함으로써 도민의 배움터를 제공"했다. 제주도서관 연혁에도 1957년 6월 청암이 도서관 시설(대지1025㎡, 건물 231㎡)을 기부 채납했다고 기록됐다. 이에 1996년 제주도서관 신축 이전을 기념해 "선생의 전 생애에 걸쳐 지역 발전을 위해 애쓴 공로와 교육 불모지였던 이 고장에 도서관을 기증하신 높은 뜻"을 기린다며 제주도교육감 명의로 청암 흉상을 세웠다.

도서관 측은 이 같은 의미를 담아 다른 지역 도서관, 도내 학교 역사관 등을 돌아본 뒤 2층 종합자료실 앞에 새롭게 역사관을 꾸밀 예정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재개관 공사와 별개로 예산 5000만 원을 확보했다.

1980년대 제주도립도서관. 제주도 제공

도서관 관계자는 "대수선 공사에 집중하다 보니 역사관을 추진하지 못했다"면서 "흉상과 옛 자료를 바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지역사회에 확대될 수 있도록 이전보다 개선된 디자인으로 올해 안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도서관은 지난해 8월 말부터 올해 5월까지 본관 리모델링, 내부 인테리어, 학습실 재배치 등을 실시하며 임시 휴관했다. 공사에 투입된 예산은 총 25억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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