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실의 하루를 시작하며] 시니어 세대를 응원한다

[이종실의 하루를 시작하며] 시니어 세대를 응원한다
  • 입력 : 2023. 07.12(수) 00:00
  • 오소범 기자 sobo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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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필자는 올해 6개월을 70대로 보내고 6월 28일에 다시 만연령 60대로 돌아왔다. 그 짧았던 '고희' 경험이 70세 이상의 세대를 사심 없이 응원하라고 부추긴다. 두 살을 핑계로 응원 대상에서 '나'를 빼니 마음이 편하다.

커피 음료에는 순수 커피인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외에 우유가 들어가는 메뉴가 여럿 더 있다. '라떼'가 이탈리아어로 우유임을 감안하면 성분을 제대로 밝힌 명칭은 '(카페)라떼'다. 이 '라떼'가 커피 품목 외의 호칭으로도 쓰이고 있다. "나 때는 말이야…"로 시작해 달갑지 않은 얘기를 하는 사람들을 그리 부른다고 한다. 달갑지 않기로는 그렇게 불리는 상대방의 기분도 마찬가지이겠다.

'라떼'의 주류(主流)는 노장(老丈)층이다. 요즘 '노장' 대신 '시니어'가 우리말에 다른 규범 표기 없이 쓰이고 있다. 시니어 클럽, 시니어 경제, 시니어 모델 등에서 쓰인 예들이 보인다. '거주와 생산, 복지, 여가 시설을 함께 갖춘 복합형 노인 복지 단지'를 이르는 '시니어 콤플렉스'와 이보다 규모가 더 큰 '시니어 타운'도 운영되고 있다. 이 예들은 '시니어'가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는 증거다.

시니어 세대는 살아온 세월을 되돌아보면서 할 말이 많다. 그 '나때'들은 어른의 말씀과 선생님의 가르침이 섭섭하거나 지나치다고 느껴져도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시대가 주는 온갖 과제를 피와 땀으로 수행했다. 동족상잔의 전쟁으로 인한 폐허 위에서 보릿고개를 넘었고, 산업화와 새마을운동, 과학 입국의 과정에서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다 견뎠다. 그저 후대는 자기와 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기를 바라는 일념으로 그 어려운 시대를 살았다.

이들은 방송사가 두세 개뿐이어도, 인터넷은 고사하고 컴퓨터가 없어도 불편해하거나 불평하지 않았다. 학교가 멀고 시설이 열악해도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았다. 물질의 부족은 기대치를 낮추거나 절약하는 생활로 보완했다. 군대나 직장이 견디기 힘들어도 참았다. 곳곳이 흡연구역이어도 개의치 않았다. '개인정보 보호'가 없어도 불안하지 않았다. 나라와 경제가 위태롭다거나, 사회가 어지럽다거나, 정치가 미개하다고 그리 애태우지 않았다. '양극화'라는 개념이 없었던 그 세상에서 이들은 나름대로 행복했다.

시니어 세대는 트랜지스터라디오 시절부터 스마트폰 시대까지를 지켜온 성장의 상징이다. 이제는 무거운 세상의 짐을 모두 내려놓으시라. '나' 외의 일에서 손을 떼고 지내시라. 현시대는 젊은 세대에게 맡기고 세태에 대한 염려나 조바심을 버리시라. 그저 오늘을 이룬 선배 세대로서 성취감과 보람을 갖고 '나'만을 생각하며 당당하게 사시라. '나 때는'을 버리고 '액티브 시니어'가 되시라. 사전은 '액티브 시니어'를 '체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퇴직 후에도 사회적으로 왕성한 문화 활동과 소비 활동을 하는 중장년층'이라 설명하고 있다.<이종실 오라동자연문화유산보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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