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찾은 한동훈 "4·3 왜곡 형사처벌 부작용 생길 수 있어"

제주 찾은 한동훈 "4·3 왜곡 형사처벌 부작용 생길 수 있어"
한 장관 "역사적 평가에 반한다고 형사 처벌하는 건 극단적 방식"
관할 상관없이 제주지법서 재심 모두 심리 방안도 부정적 입장 피력
  • 입력 : 2023. 07.14(금) 11:57  수정 : 2023. 07. 16(일) 11:09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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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제주4·3사건 직권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사무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한라일보]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제주 4·3을 왜곡해 희생자나 4·3단체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형사 처벌하는 방안에 대해 "극단적인 방식으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부정적 의견을 밝혔다. 또 한 장관은 법원 관할 구역에 상관없이 4·3재심 사건을 전담 재판부가 있는 제주지방법원에서 모두 심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사법 체계를 흔드는 방식으로 제도가 운영될 순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한 장관은 14일 제주시 연동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4·3현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제주4·3 왜곡·모욕 행위를 형사 처벌하는 내용의 제주특별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어떤 사안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굉장히 다양할 수 있는데 이렇게 평가하지 않고 다르게 평가했다고 해서 형사처벌하는 것은 극단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또 한 장관은 "역사적 평가에 대해 반한다고 해서 모욕으로 본다는 것도 애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형사처벌까지 한다면 부작용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송재호 국회의원은 제주 4·3 진상조사 결과 또는 4·3희생자, 유족 단체를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처벌하도록 한 '제주 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 [관련 기사] 4·3 왜곡 처벌 특별법 개정안 행안위 법안소위 회부)

현행 4·3 특별법에는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 4·3 진상조사 결과 및 제주 4·3 사건에 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희생자, 유족, 유족회 등 제주 4·3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다.

송 의원이 발의한 4·3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제주 4·3 왜곡으로 희생자 등의 명예를 훼손하는자는 최대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한 장관은 법원 관할 구역에 상관없이 4·3재심 사건을 전담 재판부가 있는 제주지방법원에서 모두 심리하는 방안에 대해선 "4·3 재심 전담 재판부를 여러 방식으로 활용하는 방안은 우리도 검토하고 있지만 사법시스템 전체를 흔드는 방식으로 재심 제도를 운용할 순 없다"며 "현재 사법 시스템 안에서 억울함을 푸는 것이 더 정당성이 있다"고 답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4·3 직권재심 합동수행단을 방문해 강종헌(사법연수원 29기) 단장 등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고등법원은 4·3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광주지법에서 일반재판을 받고 옥살이를 한 한모씨 유족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인 제주지법의 1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한씨가 최초 재판을 받았던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런 방식의 재심 절차에 대해 초대 4·3 재심 전담 재판부 재판장을 지낸 장찬수 판사는 4·3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제주지법이 모든 제주4·3 재심 심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이날 한 장관은 4·3사건 직권재심 합동수행단 인력 증원 방안에 대해선 "필요하다면 고려하겠지만 현재 제주지검 인력에 견줘 10% 이상이 합수단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현재 일이 익숙해지면서 전문성이 늘고 속도가 붙고 있다"며 "재심 업무를 끝까지 지치지 않고 정확하게 계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한편 한 장관은 합수단으로부터 이날 4·3재심 업무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제주지검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한다. 이어 15일 대한상의 주최로 해비치호텔에서 열리는 제주포럼에 참석해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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