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가마솥 폭염과 연일 사투 벌이는 옥외 노동자들

[현장] 가마솥 폭염과 연일 사투 벌이는 옥외 노동자들
제주 동부 '폭염특보' 25일로 최다… 북부지역 23일 2위
온열질환 노출 배달 기사-건설 근로자들 힘든 여름 나기
"실외 작업장은 그늘막·물·규칙적인 휴식시간 제공 필수"
  • 입력 : 2023. 08.07(월) 16:26  수정 : 2023. 08. 08(화) 19:52
  • 김도영 기자 doyou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배달 노동자 자료사진.

[한라일보] 꺾이지 않는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배달 기사와 건설 현장 근로자 등 옥외 노동자들은 폭염으로 인해 더욱 힘든 여름을 보내고 있다.

7일 오전 제주시 이도일동에서 만난 40대 배달 기사 A 씨는 헬멧 사이로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고 있었다. 여름용 토시와 아이스팩 등이 들어있는 조끼로 무장했지만 하루 종일 도로를 누벼야 하는 배달 기사들에게는 더위와의 싸움이 녹록지 않다.

폭염으로 인해 시민들의 야외활동이 줄어들며 배달 수요는 늘어나고 있어 배달 기사들에게는 바쁜 시기이지만 날씨 탓에 몸은 더 지쳐가고 있다.

A 씨는 "장마 이후 무더위가 이어지며 일을 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안 그래도 높은 기온에 아스팔트 열기와 차량의 열기를 직접 몸으로 받는 배달기사들에게 여름은 가혹한 계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낮보다는 조금이라도 기온이 낮은 밤에 주로 일하는 분도 계시는 등 각자 더위를 피해 여름을 견뎌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제주에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7일 현재까지 폭염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폭염특보가 발효된 지역은 제주 동부로 폭염주의보 11일, 폭염경보 14일 등 총 25일의 특보가 발표됐다. 제주시 도심을 포함한 제주 북부도 폭염주의보 9일, 폭염경보 14일 등 총 23일의 폭염특보가 발표됐다.

제주시의 한 공사 현장에 설치된 근로자 쉼터 천막.

야외 작업이 많은 건설 노동자들도 무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7일 제주시 아라동의 한 신축 공사 현장에서 만난 50대 노동자 B 씨는 "기온이 가장 높은 오후 시간대를 피해 작업을 하고 있지만 흐르는 땀에 옷이 다 젖을 정도"라며 "올해 유난히 폭염이 심한 것 같고 물도 많이 마시고 틈틈이 휴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온열질환 예방가이드를 살펴보면 실외 작업장에서는 바람이 통하는 곳에 그늘막을 설치해 작업자에 휴식공간과 시원하고 깨끗한 물을 제공해야 하며 폭염특보 발령 시 10분~15분 이상 규칙적인 휴식을 부여해야 한다.

질병관리청 2023년 온열질환자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제주지역에서는 지난 5월 2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총 40명의 온열질환자가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고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야외작업자의 경우 낮시간뿐만 아니라 오전에도 시원한 곳에서 자주 휴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고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어 많이 마시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23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