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일 만에 승리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444일 만에 승리로 돌아온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2022년 5월 27일 에인절스전 이후 복귀 3경기만에 통산 76승
후반기 득점 1위 강타선 컵스 잠재운 호투.. 토론토 11-4 대승
  • 입력 : 2023. 08.14(월) 08:59  수정 : 2023. 08. 14(월) 09:07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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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왼손 선발 류현진이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했다. 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승리 시계가 444일 만에 다시 돌았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2실점(비자책) 했다. 주 무기 체인지업을 활용해 삼진은 3개를 잡았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역투 덕에 11-4로 승리하며 3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승리를 챙긴 건, 지난해 5월 27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5이닝 6피안타 2실점) 이후 444일 만이다.

444일 만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승리가 75승에서 76승(46패 1세이브)으로 한 개 더 늘었다.

올 시즌에는 3경기 만에 첫 승리(1패)를 거뒀다.

2022년 6월 19일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류현진은 길고 지루한 재활을 견디고 올해 8월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볼티모어전에서는 5이닝 9피안타 4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는 4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했지만, 4회말 2사 1루에서 오스카 곤살레스가 친 시속 157㎞의 강한 타구에 오른쪽 무릎 안쪽을 맞아 5회에는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다행히 무릎에는 큰 이상이 없었고, 류현진은 예정대로 14일 컵스전에 등판했다.

이날 류현진은 1회 1사 1루에서 나온 토론토 1루수 브랜던 벨트의 포구 실책으로 위기에 몰렸고, 2사 1, 2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에게 3루수 옆을 뚫은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후 실점 없이 5회까지 던지며 승리 투수 요건을 채웠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00에서 2.57로 크게 낮췄다.

이 경기 전까지 후반기 28경기에서 183점(득점 1위)을 올린 컵스 강타선을 상대로 얻은 성과여서 기쁨은 더 컸다.

류현진은 1회 첫 타자 크리스토퍼 모렐을 시속 125㎞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니코 호너에게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회심의 시속 146㎞ 몸쪽 직구가 볼 판정을 받아 이날 첫 출루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이언 햅을 체인지업으로 내야 땅볼로 유도했으나 1루수 벨트가 공을 뒤로 흘려 1사 1, 2루가 됐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시절 동료인 코디 벨린저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한 류현진은 이어진 2사 1, 2루에서 스완슨에게 시속 145㎞ 몸쪽 낮은 직구를 던졌다가 3루수 옆을 뚫은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았다.

공식 기록원은 벨트의 실책이 유발한 실점으로 판단해 류현진의 책임이 없는 비자책점으로 기록했다.

류현진은 처음 만난 일본인 타자 스즈키 세이야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 첫 이닝을 마쳤다.

1회에 공 31개를 던진 류현진은 2∼5회는 55개로 막았고, 추가 실점도 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패트릭 위즈덤을 풀 카운트에서 시속 128㎞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처리하더니, 닉 마드리갈은 커브로 3루수 앞 땅볼, 미겔 아마야는 직구로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워 삼자범퇴로 2회를 막았다.

토론토 타선도 류현진에게 힘을 줬다.

0-2로 뒤진 2회말 무사 1, 2루에서 돌턴 바쇼가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역전 3점포를 터뜨렸다.

2사 1, 2루에서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좌전 적시타, 조지 스프링어의 우전 적시타가 연거푸 터져 토론토는 5-2로 달아났다.

3회에는 첫 타자 모렐의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정면으로 날아가고, 호너의 빗맞은 타구가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과 불운이 교차했다.

햅의 타석에서 2루를 훔치려던 1루 주자 호너를 토론토 포수 대니 잰슨이 정확한 송구로 잡아내자 류현진의 어깨는 한결 가벼워졌다.

류현진은 햅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3회를 마쳤다.

4회에 류현진은 첫 타자 벨린저에게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줘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스완슨을 컷 패스트볼(커터)로, 스즈키를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아웃 카운트를 늘렸다.

위즈덤에게는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토론토 타선은 4회말 안타 4개와 볼넷 1개를 묶어 3점을 추가하며 류현진을 도왔다. 바쇼는 4회에 2타점을 추가하며 이날 5타점(5타수 2안타)으로 류현진의 일등 도우미가 됐다.

힘을 얻은 류현진은 5회초 마드리갈, 아마야, 모렐을 손쉽게 삼자 범퇴로 처리하며 이닝을 종료했다.

이날 류현진은 86개로 5이닝을 채웠다.

직구(40개) 구속은 최고 시속 147㎞(91.1마일), 평균 시속 142㎞(88.4마일)로 앞선 두 차례 등판과 비슷했지만, 구석을 찌르는 제구가 돋보였다.

주 무기 체인지업(24개)은 날카롭게 떨어졌다. 류현진이 잡은 삼진 3개의 결정구는 모두 체인지업이었다.

류현진은 커터(12개)와 커브(10개)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류현진은 스즈키와 벌인 '작은 한일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완승했다. 류현진의 일본인 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17타수 5안타(피안타율 0.294)로 낮아졌다.

'전 다저스 동료' 벨린저와의 대결은 1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마쳤다.

'한화 이글스 출신' 마이크 터크먼(컵스)은 이날 결장했다.

토론토는 17연전의 마지막 날 류현진의 역투로 승리했다.

토론토는 6선발에서 5선발로 선발진을 재편하며 알렉 마노아를 마이너리그로 내려보내고 류현진을 선발 투수로 남겨뒀다.

류현진은 남은 시즌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승리 사냥을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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