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일방적 해고 통보"… 한국어 강사들 반발

"제주대 일방적 해고 통보"… 한국어 강사들 반발
민주노총 대학노조 30일 제주도의회서 기자회견
"일부 강사에 협의 없이 강의 배정 불가·보류 통보"
휴식제 연장, 강의 시수 조정 등 대안 검토도 요구
제주대학교 "유학생 감소로 학급 수 조정 불가피"
  • 입력 : 2023. 08.30(수) 15:53  수정 : 2023. 08. 31(목) 16:01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한국어강사 강의 미배정 철회 등을 쵹구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한라일보] 제주대학교가 유학생의 한국어 강의를 맡는 일부 강사에게 사전 협의 없이 강의를 배정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제주대 소속 한국어 강사들은 일방적인 해고 조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이하 대학노조)는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대 국제교류본부는 강의 미배정 통보를 철회하고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대학노조에 따르면 제주대 국제교류본부는 지난 2일 본부 소속 한국어 강사 21명에게 '2023학년도 가을학기 강의 운영'에 관한 메일을 발송했다. 대학 측은 이 메일을 통해 강사 2명에겐 오는 9월 가을학기 '강의 배정 불가'를, 다른 2명에겐 '강의 배정 보류'를 알렸다. 이들은 적게는 5년에서 길게는 15년간 제주대에서 어학연수생, 교환학생의 한국어 강의를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어 강사들은 대학 측의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제주대가 올해 가을학기부터 '강사 휴식 학기제'를 시행하지 않기로 한 것을 두고도 강사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노력이 전혀 없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강사 휴식 학기제는 코로나19로 유학생 수가 줄어들자 제주대가 2021년부터 시행한 제도다. 감소한 학생 수에 맞춰 강사 수를 줄이는 대신에 강사에게 무급 휴직을 권고하는 것으로, 제주대는 올해 봄학기까지 이를 시행해 왔다.

강사들은 대학 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문제가 있다며 지난 8일 강사 전원에 대한 강의 배정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추가 학급 개설', '휴식제 연장', '강사 간 강의 시수 조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전국대학노동조합 국공립대본부가 30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강희만기자

대학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사 간 강의 시수 조정안은 강사들이 자발적으로 강의 시수를 양보해 동료 강사들과 고통을 분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하지만 대학 측은 강사들의 어떤 대안도 수용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주대는 한국어 강사의 고용 안정 문제를 해결할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한국어 과정의 합리적 운영을 위해서도 강사와 협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요구에 대해 제주대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국어 과정 연수생이 감소함에 따라 학급 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제주대 국제교류본부 관계자는 "내부 한국어 과정 지침에는 학급 수가 감소할 경우 강의가 배정되지 아니할 수 있고, 매 학기 재임용 평가 결과에 따라 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면서 "대학 등록금 등으로 운영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연수생이 줄었는데도 학급 수를 유지하는 것은 부담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사 휴식 학기제는 코로나19 시기에 한시적으로 시행한 제도"라면서 "(한국어 강사들이 제안한) 강사 간 강의 시수 조정은 한 학급에 담임과 부담임, 강사 2명이 통합 수업을 하는 기존 운영 방침에 갑작스런 변화가 따르는 부분이라 차후에 필요하다면 적합 여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는 올해 가을학기 한국어 과정 유학생 약 100명을 8학급(정규 과정 기준)으로 편성할 예정이다. 이는 봄학기(10학급, 최종 이수자 117명)와 비교했을 때 2학급 줄어든 수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00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