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 위로·성찰 주제로 한자리

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 위로·성찰 주제로 한자리
국립제주박물관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
17~20세기 제주 동자석부터 각양각색 나한상
  • 입력 : 2023. 10.15(일) 10:01  수정 : 2023. 10. 18(수) 22:51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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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제주박물관이 지난 13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을 선보이고 있다. 1부 공간인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은 관람객들이 본래의 자리에 놓인 동자석을 만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고사리와 엉겅퀴 등 제주의 식물을 연출했다. 오은지기자

[한라일보]대부분 가지런히 두 손을 모은 모습이지만 술잔이나 숟가락, 붓, 먹, 벼루 등 손에 다양한 물건이 들리기도 했다. 머리부터 눈과 입, 코, 귀 등 얼굴과 표정도 가지각색인,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녔을 '돌사람'(석인상)의 이야기를 찬찬히 되짚다보면 자신의 마음의 얼굴과 마주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삶과 죽음에 관한 위로와 성찰을 주제로 17세기부터 20세기 제주 동자석 35점과 영월 창령사 터 출토 오백나한상 32점을 한자리에 모아 지난 13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을 선보이고 있다.

제주 동자석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조명하는 첫 번째 전시이자 영월 창령사 터 오백나한상의 첫 제주 나들이기도 하다.

전시는 제1부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과 제2부 '내 안의 미소, 영월 나한상'으로 구성됐다.

1부 공간은 오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제주 동자석이 전시됐다. 제주 초기동자석의 모습부터 제주에서 보기 드문 쌍상투 동자석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국립제주박물관이 지난 13일부터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가장 가까운 위로-제주 동자석, 그리고 영월 나한상'을 선보이고 있다. 1부 공간인 '내 곁의 위로, 제주 동자석'은 관람객들이 본래의 자리에 놓인 동자석을 만나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오름을 형상화한 구조물에 고사리와 엉겅퀴 등 제주의 식물을 연출했다. 오은지기자

2부 '내 안의 미소, 영월 나한상'은 파도 형상의 받침대에 영월 나한상을 전시해 바다를 건너 제주에 온 나한의 의미를 살렸다.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전시실 중앙에 설치된 제주의 파도를 투사한 스크린 영상 아래 마주한 '홀을 든 동자'(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토, 국립제주박물관 소장)와 '보주를 든 나한'(영월 창령사 터 출토, 국립춘천박물관 소장).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1685년쯤 제주 초기 동자석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두 손 모은 동자석'. 제주시 와흘리 산마감목관 김대진(1611~1685) 묘에서 출토됐다. 경주김씨파주목사공대진파문중 김동욱 씨가 국립제주박물관에 기증하며 최초로 공개되는 동자석이다. 국립제주박물관 제공

1부와 2부를 잇는 중앙엔 제주의 파도를 투사한 스크린 영상 아래 '홀을 든 동자'(제주시 조천읍 함덕리 출토, 국립제주박물관 소장)와 '보주를 든 나한'(영월 창령사 터 출토, 국립춘천박물관 소장)이 서로 마주 보고 있다.

2부 공간엔 바다를 건너온 나한의 의미를 살린 파도 형상의 받침대에 저마다 다른 개성을 지닌 영월 나한상이 놓여졌다.

이어지는 에필로그 '오래된 오늘'에선 제주의 미술가 현충언, 박훈일, 김남흥의 작품을 통해 전시의 여운을 전한다.

전시실엔 자연의 소리와 향도 담겼다. 1부에는 섬휘파람새를 비롯 제주 숲에 깃든 갖가지 새소리를 연출했고 오름과 숲의 풀냄새를 연상케 하는 자연 향을 조향했다. 제주의 파도 소리와 사찰 풍경 소리가 흐르는 2부 공간엔 침엽수림 속에 들어온 듯한 향기가 맴돈다. 이와함께 제주 동자석과 영월 나한상의 형태와 서로 다른 돌의 질감을 손으로 느껴볼 수 있는 촉각전시 체험 공간도 마련됐다. 특별전은 내년 2월 18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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