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박에 재반박… 4·3평화재단-제주도 갈등 폭발

반박에 재반박… 4·3평화재단-제주도 갈등 폭발
고희범 이사장 2일 기자회견 열고 "도지사의 재단 장악 시도 규탄"
제주도 "매우 유감… 수년간 누적된 재단 문제점 해결해야할 시점"
  • 입력 : 2023. 11.02(목) 17:02  수정 : 2023. 11. 05(일) 16:00
  • 김도영기자 doyoung@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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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평화공원 전경.

[한라일보] 연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제주도 출연기관인 4·3평화재단에 대한 재편 내용을 담은 조례가 입법예고된 가운데 고희범 이사장과 제주도가 잇따라 상반된 입장을 밝히며 대립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1일 제주4·3평화재단의 비상근 이사장을 상근 이사장으로 전환하고 이사회를 개편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개정조례안을 2일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제주도는 조례 개정의 배경으로 다른 출자출연기관과의 형평성과 4·3 정책의 실행에 대한 도정의 책임을 강화하며, 책임 있는 재단 경영체계를 마련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발해 사퇴 의사를 밝힌 고희범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2일 오전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일 제주도가 발표한 '4·3평화재단 조례 전부개정을 통한 책임경영 강화' 발표에 대해 반박했다.

고 이사장은 "재단은 설립 초기부터 이사장이 비상임으로 상근을 하면서 무보수 봉사직으로 이사장직을 수행해 왔다"며 "상임 이사장이 아니라 마치 책임경영에 문제다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사실과 다르고 도의회의 행정사무감사, 감사위원회의 감사, 공기업 경영평 가 등에 충실히 임해왔다"고 했다.

이어 "재단은 지방공기업 인사 조직운영 기준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이사와 이사장을 공개모집해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이사는 이사회 의결, 이사장은 이사회 의결과 도지사 승인으로 선임해 왔다"며 "도지사가 이사장 후보에 대해 결격사유가 있다고 판단하면 승인하지 않음으로 써 임명과 다름없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 이사장은 또 "도지사의 임명권을 확보하기 위해 4·3 해결이라는 국가의 책무를 가볍게 만드는 조례 개정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4·3은 제주도지사가 독점할 수 없는 제주도민의 피의 역사"라고 말했다.

조상범 제주도 특별자치행정국장이 2일 브리핑을 열고 조례 개정과 관련한 제주도의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도는 고 이사장의 기자회견 약 2시간 뒤 제주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4·3평화재단 책임경영 강화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이번 조례 개정안에 대해 고희범 이사장의 '도지사의 재단 장악 시도' 등의 주장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힌다"며 "이번 조례안은 4·3평화재단의 책임경영 강화화 미래 지향적인 역할 확대를 위해 상근 이사장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제주도는 또 "조례 개정은 4·3의 정의로운 해결 과정에서 조직 운영의 투명성과 집행 과정의 정의로움이 담보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현행 법규에 맞춰 조직을 정비하면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개선 과정일 뿐이며 과거부터 여러 문제가 제기된 4·3평화재단에 대해 재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주도는 2일 '재단법인 제주4·3평화재단 설립 및 출연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오는 22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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