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면세점보단 핫플"... 달라진 중국인의 제주 여행

[현장] "면세점보단 핫플"... 달라진 중국인의 제주 여행
제주에 온 중국인 관광객 만나보니..
중국 MZ세대 중심 개별 여행객
SNS서 정보 찾고 테마.체험 선호
제주 강점 '무비자' '자연경관' 꼽아
"바뀐 관광 패턴 맞춰 변화해야"
  • 입력 : 2023. 11.13(월) 18:04  수정 : 2023. 11. 15(수) 09:17
  • 박소정기자 cosoro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13일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제주목관아에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감귤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고 있다.

[한라일보] 13일 오전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제주목관아. 쌀쌀한 날씨에도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옛 건축물과 감귤을 배경으로 서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보였다. 요즘 한복을 입고 관람하며 인증샷을 찍는 고궁투어가 유행인데, 제주에서는 제주목관아가 그런 사진명소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제주목관아를 찾은 외국인이 전체 방문객(8만4406명)의 29%(2만4550명)에 달하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은 대부분 중국 개별관광객(FIT). 전날 친구와 함께 중국 상하이에서 5박6일 일정으로 제주에 여행 온 왕이린(24)씨는 "제주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제주목관아가 아름답고 교통도 편리해 오게 됐다"며 "한복을 입고 예쁘게 나온 사진을 SNS에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샤오홍슈 등 중국 소셜미디어(SNS)을 통해 제주의 예쁜 곳, 포토 스팟, 맛집, 쇼핑할 곳 등을 검색해 여행 일정을 짰다"며 "섭지코지, 애월 한담해안과 주변 카페, 제주시내 맛집 등이 SNS상에서 인기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목관아 인근에서 한복을 대여하는 업체 관계자는 "하루에 많게는 70여명이 찾는데, 대부분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이라며 "메이크업을 하거나 전문사진가를 섭외해 사진을 촬영하는 경우도 있다"고 귀뜸했다.

13일 한복을 차려입고 제주목관아 관람에 나선 중국인 관광객.

중국 베이징에서 친구와 단둘이 나흘간의 일정으로 제주를 찾았다는 탕쟈치(25)씨는 "단체여행은 시간을 마음대로 쓸 수 없는 등 제약이 많아 자유여행 방식을 선호한다"며 "중국의 대부분 젊은 층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버스를 이용해 제주만의 색을 느낄 수 있는 곳, 아름다운 곳, 현지 맛집을 찾아 돌아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제주시 연동의 한 헬스앤뷰티 스토어. 중국인 관광객의 필수 코스라고 전해지는 만큼 이날 가게 문이 열리자마자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삼삼오오 들어섰다. 친구 3명과 항저우에서 제주를 찾았다는 선자난(28)씨는 "면세점보다 예쁘고 다양한 제품군을 더 저렴하게 한꺼번에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다"며 "립스틱과 과자 등 먹거리 등을 샀다. 중국에도 비슷한 제품들이 있지만 예쁘고 개성있는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19 이후 중국인 관광객 유형이 단체 여행객에서 MZ세대 중심의 개별 여행객으로 바뀌고 있다.

최근 한국관광공사의 '2023년 중국 MZ세대 소비패턴 및 여행행태 분석'에 따르면 중국 MZ세대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관광지를 보는 '특전사식 여행'을 즐긴다. 관광지 중심의 여행을 즐기기보다 테마와 체험 중심의 여행을 선호하는 것도 특징이다. 실제로 싼커들은 백화점이나 면세점 등을 찾기보다 SNS상에서 유명 맛집이나 인기 장소를 방문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제주시 연동의 한 헬스앤뷰티 스토어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구경하고 있다.

이날 만난 젊은 중국인 관광객들도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SNS 플랫폼인 '샤오홍슈'에서 사진 명소, 핫플, 맛집 등 제주의 유명 명소를 직접 찾아 여행 일정을 준비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무비자 제도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 등을 제주의 강점으로 꼽았지만 불편한 결제 방법과 대중교통정보 안내 부족 등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제주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 노석주 매니저는 "과거와 달라진 중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경향과 특징을 분석해 제주 관광업계가 개별 여행객을 맞을 준비는 물론 적극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중국 젋은 세대들이 SNS를 통해 제주 여행 후기를 공유하고 있는 만큼 친절 분위기 확산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이날 8일 기준 57만7954명으로, 이 중 중국인 관광객이 32만2466명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대만 관광객이 5만9848명(10%)으로 뒤를 이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531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