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석의 문화광장] 제주 관광산업과 디자인: ‘브랜드 제주’의 이미지, 단계별 목표 설정이 중요

[현창석의 문화광장] 제주 관광산업과 디자인: ‘브랜드 제주’의 이미지, 단계별 목표 설정이 중요
  • 입력 : 2023. 11.14(화) 00:00  수정 : 2023. 11. 14(화) 10:17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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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있다. 삼다도(三多島), 심지어 제주도에서 생산되어 전국적으로 판매되는 생수의 브랜드명조차 '삼다수'일 정도로 삼다는 이 시대에 가장 제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키워드이다. 삼다(三多)가 '바람' '돌' '여자'가 많아서 삼다라는 의미는 누구나 알고 있다. 그리고 삼다 뿐만아니라 '청정 제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제주', '올레 제주'와 같이 최근까지 제주를 알리는 내용들을 보면 자연환경에서 비롯된 1차적 속성들이 제주도의 차별점으로 주로 사용되고 또 그동안 효과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모든 브랜드들은 생산이 되면 시장 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라는 브랜드 생명주기를 거치게 되어있고, 각 단계별로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다르게 정해진다. 이미 마케팅과 브랜딩을 잘하는 이름있는 기업들은 각 과정별로 무엇을 어떻게 브랜드의 핵심가치로 만들어 내는지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가지고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 우리가 매일 가는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나이키, 애플, 벤츠 등과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숫자로 환산하기 힘들 정도로 그 가치가 날로 커지고 있다. 프랑스의 칸, 미국의 뉴욕, 라스베가스 등과 같은 도시들은 더 이상 지역의 자연환경을 그들이 자랑거리로 내세우지 않고 부가적으로 만든 문화와 서비스들로 비싼 경비를 지불할 방문객들을 전 세계로부터 불러 들이고 있다.

제주도가 스타벅스처럼 비싼 브랜드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1990년대 제주도개발특별법과 2000년대 제주국제자유도시를 목표로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로 모든 행정 시스템이 제주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바뀌었다. 그리고 제주도를 효과적으로 차별화시키기 위해 기능적 속성인 자연환경 등을 대표적인 핵심 가치로 부각하였고 그동안 이것 때문에 방문객들은 제주도를 찾았다. 브랜딩 관점으로 이 시기를 시장 진입기로 본다면, 17년이 지난 2023년 제주도의 관광산업은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제주도의 브랜딩 단계를 시장 진입기 기능적 속성이 아닌 성장기 자연적 속성에서 벗어난 제주도민이 만들어 낸 제주도만의 새로운 감성적 가치들을 만들고 어필해야 할 때가 된것이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하면, 소비자는 스타벅스의 4,500원짜리 커피와 3평 남짓한 가게에서 파는 1,500원짜리 테이크아웃 커피점을 단순히 커피의 재료값만을 가지고 비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 막 새로 생긴 커피점은 당연히 커피맛과 가격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여 하겠지만 시간이 가면서 손님들이 많아지고 커피점 규모가 커지면 경쟁자들과는 또다른 차별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더 붙잡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서용건 교수는 제주 관광산업의 지향점을 '프리미엄 휴양 관광 목적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 제주도는 더 이상 경치를 감상하는 '관광'만으로 사람들을 끌어 들이기에는 한계가 있고, 달라진 소비자들의 생활상에 맞게 브랜드의 1차적 속성인 자연경관, 청정함에 편리함, 안락함, 고급스러움, 지속적, 신뢰적 등과 같은 새로운 가치적 속성들을 더해 프리미엄한 제주도를 판매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적으로 공감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이 프리미엄 한지 프리미엄한 제주도를 위한 제주도 관광산업 정책의 목표와 계획이 바르게 정해져 있는지 점검이 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바꾸어야 하는지 전문가들과 깊이 조사하고 분석을 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 <현창석 브랜드101 대표이사·브랜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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