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어촌미래리더는 올해 도내 곳곳에서 어촌의 부가가치를 높일 아이디어를 내고 실현해 왔다. 사진은 금능맛차롱협동조합의 뿔소라 레시피 개발. 사진=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역량 강화·활동 지원
"어촌공동체 소득 향상 아이디어 내고 실현도"
[한라일보] 한국어촌어항공단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는 지난해부터 '어촌미래리더'를 육성하고 있다. 올해 모집을 통해 선정, 지원한 인원은 모두 10명. 이들은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도내 어촌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가'로 역할해 왔다.
|"제주 어촌마을 위해 뛴다"
어촌미래리더는 침체된 어촌을 활성화하기 위해 뛰는 인적 자원이다. 기존 어업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수산물 가공·유통·판매서비스, 어촌관광 등 어촌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지역 특성을 살려 어촌을 활성화하는 '중간 매니저'인 셈이다.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이하 제주어촌센터)는 어촌미래리더들이 저마다의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역량강화 교육, 활동 등을 지원하고 있다.
제주 어촌미래리더의 활동 뒤에는 제주어촌센터와 주민사업체, 지역자원 등의 협업이 있다. 제주어촌센터는 매달 한 번 간담회를 열어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발전방안을 협의하도록 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현장코칭 위원을 통해 활동도 지원했다. 코칭 위원들은 어촌미래리더의 소득사업 계획 수립, 마케팅 등을 도왔다.
금능맛차롱협동조합이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뿔소라 레시피 10가지 중 일부.
|달라지는 제주 어촌마을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선 올 한 해 뿔소라 레시피가 개발됐다. 해녀들의 주요 소득원인 뿔소라의 다양한 요리법을 알려 판매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다. 푸드스타일리스트와 함께 개발한 뿔소라 꼬치, 비빔밥, 탕수육, 파스타 등은 하나의 레시피 북으로 엮였다. 글과 사진으로 구성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홍보됐으며, 뿔소라 레시피는 동영상으로 제작되기도 했다.
마을기업인 금능맛차롱협동조합이 지역 유휴시설에 갖춘 가공공장에는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인터넷 방송을 통한 판매)를 위한 온라인 방송 시설이 갖춰졌다. 어촌미래리더인 김순일 씨가 낸 신규 소득 사업 아이디어가 제주어촌센터의 지원으로 실현된 것이다. 이 공간에선 지난 10월 뿔소라 첫 판매 방송이 진행됐으며, 방송 중에는 뿔소라 레시피가 소개되기도 했다.
구좌읍 김녕리에선 '바다가꿈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박근현 어촌미래리더)과 제주어촌센터가 협업한 가운데 제주대 환경동아리, 대한수중레저협회, 워킹 홀리데이 참가자 등이 구멍갈파래, 쓰레기 수거에 힘을 모았다.
다시 깨끗해진 김녕수산문화복합센터 앞 어항에는 체험 관광객이 발길하고 있다. 김녕어촌계는 하나투어제주와 협업으로 'ESG 웰니스 관광' 체험상품도 개발해 선보였다. 이 상품으로 지난 9~11월 모두 10회에 걸쳐 공공기관 재직자 약 250명이 김녕마을을 찾았다.
이외에도 김녕에선 어촌 체험프로그램과 연계한 뿔소라 판촉행사가 진행됐다. 모두 2회에 걸친 특판 행사는 3000여 만 원의 판매액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마을기업인 구좌마을여행사협동조합과 김녕어촌계 등이 진행한 '바다가꿈 프로젝트'. 한라일보 DB
|어촌미래리더의 협업 눈길
애월읍 고내리에선 어촌특화상품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시도가 진행됐다. 어촌미래리더인 문종필 씨가 활동하는 고내어촌계(마을기업 '그래고내바다')와 도내 한 수산물 가공업체가 손잡고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제품 생산에 나섰다. 가공기술이 있는 기업과 자원을 보유한 어촌공동체가 어촌특화상품을 신규 개발하고 기존 상품의 생산 방식을 손쉽게 바꿔놓은 것이다. 그 결과 기존 생산·판매하던 톳부각보다 훨씬 더 간단한 제조법이 개발됐으며, 톳오란다 등이 새롭게 선보였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유통 채널 확장' 시도도 이어졌다. 민간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는 어촌특별관이 조성됐고, 그래고내바다의 '성게미역국' 밀키트가 등록돼 판매됐다. 제주 어촌미래리더 간의 협업도 이어졌다. 그래고내바다가 생산한 톳부각은 김순일 미래리더가 속해 있는 무릉외갓집의 꾸러미 상품으로 납품돼 소비자를 만났다.
고내어촌계의 새로운 어촌특화상품인 톳오란다 생산 모습.
제주시 이호어촌계에서도 어촌미래리더를 중심으로 한 변화가 감지됐다. 30대 새내기 해녀이자 어촌미래리더인 이유정 씨는 수산물 레시피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휴공간인 해녀탈의실을 해산물식당으로 바꿔 소득을 창출하기 위해서다. 평균 나이 70~80세로 고령화된 어촌계의 소득 사업이 없다는 문제 인식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제주어촌센터가 지원하면서 목표를 향해 다가가고 있다.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러한 사례는 어촌미래리더 양성 사업과 연계한 새로운 소득사업의 육성"이라며 "어촌현장에 있는 미래리더가 어촌공동체 소득을 증가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해 구상하면 센터가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어촌미래리더들의 적극적인 활동으로 긍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도 이들과 협업하면서 어촌마을의 필요한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제주어촌특화지원센터의 지원으로 작성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