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현의 월요논단] 결핵, '장수의 섬' 제주에서부터 퇴치하자

[최영현의 월요논단] 결핵, '장수의 섬' 제주에서부터 퇴치하자
  • 입력 : 2023. 12.11(월)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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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결핵은 인류 역사상 인간의 생명을 가장 많이 앗아간 감염 질환이다. 해방 이후 국민 100명당 6명 이상이 결핵 환자였던 만큼 결핵은 오랫동안 우리 국민을 괴롭혀 왔다.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에도 우리나라 결핵환자 발생률은 1위였다.

최근 OECD가 공개한 '2022 세계 결핵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결핵환자 발생률에서 OECD 38개 회원국 중에서 꼴찌를 면했다고 한다. 참 다행스러운 일이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결핵을 조기에 퇴치하는 것이 그만큼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나가는 데 매우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2023년도 결핵 관리사업 평가대회'를 개최하였다. 결핵환자 발생을 줄여나가기 위한 결핵퇴치사업을 평가하는 자리였다. 작년까지 11년간 공공과 민간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우리나라 결핵환자 발생을 5만명에서 2만명 수준으로 60%나 대폭 줄였고, 결핵치료 성공률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올해에 결핵환자 발생이 작년보다 증가하였고, 특히 65세 이상에서 증가세가 뚜렷한 상황이라 한다. 걱정스러운 일이다.

제주도에서 작년에 발생한 신규 결핵환자는 196명이었다. 전국에서 발생한 신규 환자 1만6200여 명과 비교할 때 적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인구 10만 명당 기준으로 살펴보면, 전국의 신규 환자 발생률은 31.7명이고, 제주도는 29.1명이다. 전국 17개 시도를 기준으로 7번째로 낮은 수준이긴 하다. 미국은 2.6명, 일본이 9.5명 수준이다. '장수의 섬' 제주에서 결핵퇴치는 도민의 건강을 위하여 더 강하게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제주도 보건소에서 65세 이상 노인분들에게 무료로 결핵검진을 실시하고 있다. 2주간 기침이 지속되면 꼭 보건소를 찾아 결핵검진을 받아보길 권한다. 전국의 많은 노인분들은 증상이 없더라도 잠복결핵검사까지 받고 있다. 노인분들 절반은 결핵균을 보유하고 있어서 미리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러한 잠복결핵은 면역기능이 떨어지면 발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일이다.

제주도 보건소에서 시행하는 결핵퇴치사업은 도민의 건강을 위하여 매우 중요하다. 결핵환자가 집단시설에서 발생하면 결핵퇴치 팀을 출동시켜 접촉자 관리까지 적극적으로 수행할 필요가 있다. 민간 의료기관 및 결핵 협회 제주지부 등과 결핵퇴치 협력 사업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돌봄 시설 등 결핵 관리가 필요한 시설에 대한 예방사업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모든 일은 결핵으로부터 도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장수의 섬' 제주에서 결핵을 퇴치하여, 노후를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 <최영현 한경국립대학교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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