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치화 건강&생활] 건강검진과 암의 조기 발견

[한치화 건강&생활] 건강검진과 암의 조기 발견
  • 입력 : 2024. 01.03(수) 00:00  수정 : 2024. 01. 03(수) 10:45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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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고등학교 동창생이 암검진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고 위내시경을 했더니 위암이 발견되었다고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CT촬영을 해서 전이가 일어나지 않은 제1기의 조기위암이라 위내시경으로 치료한다고 해서 진짜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지를 물었다. 조기암으로 판정을 받았으면 위절제 수술 대신 암이 있는 부위만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내시경수술을 흔히 한다고 자문해주었다. 그렇게 내시경수술을 받고, 이후 5년간 재발 없이 잘 지내고 있다.

암은 모든 나이에 발생하지만 40세가 넘어가면 발생률이 높아지기 시작해서 60세 이후에는 급격하게 증가하고, 80대가 되면 3명 중 1명이 암 환자이다. 항암화학치료로 완치율이 높은 혈액암이 아닌 고형암들은 초기에 발견되면 수술만으로 완치의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러한 배경으로 암이 잘 발생하는 나이에 접어들면 암을 의심할만한 증상이 전혀 없이 건강해도 정기적으로 조기암이 숨어 있는지를 찾아보기 위한 정기암검사를 권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이 암을 완치시켜서 암 사망률을 낮출 수 있는 유일한 예방법이다.

최근 국내 암통계 자료에 따르면 성인에서 갑상선암이 가장 많았고, 이어서 폐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전립선암, 간암의 순서로 발생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폐암, 위암, 대장암, 유방암, 간암을 5대 암으로 정하고, 성인들을 대상으로 초기에 암을 발견하기 위한 암검진프로그램이 시행돼왔다. 이 프로그램은 몇 가지 암선별검사들과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가 기본검사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간암의 발생 위험성이 높은 경우 간초음파검사와 혈액 속 알파태아단백질이라는 암표지자 측정을, 폐암의 발생 위험성이 높은 흡연자들은 저선량 폐CT촬영을 하도록 정하고 있다. 선별검사항목은 자궁경부암을 찾기 위한 도말세포진검사와 유방암을 찾기 위한 유방밀착X선 촬영(맘모그라피), 대장암을 찾기 위해 대변에 섞여 있는 혈액 성분을 화학반응으로 확인하는 분변잠혈검사가 있다.

선별검사들은 천천히 자라고, 치료성적이 대단히 우수한 암을 대상으로 하며, 검사방법이 복잡하지 않으면서 비용이 적게 들고, 암을 찾아내는 민감성이 높아야 하는 조건들을 갖추고 있다. 과거 위암의 빈도가 너무 높았기 때문에 위내시경이 기본검사 항목이 되었지만, 대장내시경은 대변잠혈반응이 양성으로 나온 경우에만 보험급여를 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 덕분에 암환자들의 생존율과 사망률이 의료선진국들과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으로 좋아졌다. 만 40세가 되면 '생애 전환기 암검진'을 받으라는 통지서를 시작으로 주기적으로 검사 통지서가 날아온다. 통지를 받으면 미루지 말고 병원을 찾아가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최선이다. 다양한 언론과 매체들을 통해서 흔하지 않은 암들의 조기 증세들을 대중에게 알려줘서 병원을 찾아가도록 계몽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치화 제주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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