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도심권 4·3 기억 공간 활성화됐으면"

"서귀포 도심권 4·3 기억 공간 활성화됐으면"
시청사 쉼터 아트월 훼손 계기 4·3 단체들 바람 전해
서복전시관엔 정방폭포 위령 공간 안내판 하나 없어
접근성 좋은 '4·3과 오월 걸상' 연계해 활성화 기대
  • 입력 : 2024. 01.28(일) 16:40  수정 : 2024. 01. 30(화) 09:37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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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X자 낙서로 훼손됐던 서귀포시청사 동측 시민 쉼터 '제주4·3과 오월 걸상' 아트월이 도색됐고 하영올레 기둥 안내판도 교체됐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서귀포시청 1청사 동측 시민 쉼터 공간(공개공지)에 있는 '제주4·3과 오월 걸상' 아트월 훼손 사건을 계기로 4·3 기억 공간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비슷한 시기 도심권에 정방폭포 4·3희생자 위령 공간이 조성됐지만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 27일 서귀포시청의 '제주4·3과 오월 걸상'에는 검은색 X자 낙서를 덮었던 하얀 천이 걷혀 있었다. 낙서범이 경찰에 잡히자 서귀포시 등에서 아트월 도색과 맞은편 기둥에 부착된 '하영올레' 안내판을 교체했기 때문이다. 며칠간 흰 천에 가려졌던 '제주의 사월과 광주의 오월, 기억하고 함께하다'란 글자도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서귀포시청사 동측 시민 쉼터의 '제주4·3과 오월 걸상' 아트월에 칠해졌던 검은색 X자 낙서가 지워져 있다.

이날 현장을 찾은 4·3희생자유족회 서귀포시지부회의 김성훈 회장은 "누구든 4·3을 떠올리고 제주 미래를 위해 상생과 화해의 정신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뜻이 모이길 바라며 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 모금을 하며 조형물을 설치했는데 낙서 소식을 듣고 너무 화가 났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작년에 4·3 바로 알기 프로그램으로 유적지 순례를 할 때도 여기에서 마무리하며 공간 조성의 취지를 나눴다"며 "앞으로 이곳을 잘 활용해 제주4·3과 5·18을 함께 기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서귀포 도심권에는 4·3의 기억을 안은 공간이 또 있다.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5월 제막식을 가진 서복전시관 부근 '정방 4·3 위령 공간'이다.

정방폭포 일대는 산남지역 최대 4·3 학살터로 알려졌다. 당초 소남머리에 위령 공간을 계획했지만 일각에서 상권에 악영향을 준다는 등의 이유로 반대했다. 결국 정방폭포 매표소로 향하는 지금의 위치에 들어섰다. 그러나 인근 서복전시관 입구에는 안내판 하나 없는 상태로 일명 '불로초공원' 안쪽으로 걸어가야 위령 공간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서복전시관 '불로초공원' 안쪽에 들어선 '정방 4·3 위령 공간'. 산남 최대 학살터인 정방폭포 일대 4·3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한 곳이다.

이와 관련 4·3단체의 한 관계자는 "정방폭포 위령 공간을 추진할 때 반대 현수막이 내걸리는 등 혐오 논란까지 있었다"며 "서복전시관을 운영 중인 서귀포시에서 서복만이 아니라 그 일대 4·3의 역사를 함께 기리고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정방폭포 위령 공간을 알리고 활용하는 일에도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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