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과학의 특별기고] “제주도 유수율 관리에 힘 모아야”

[심과학의 특별기고] “제주도 유수율 관리에 힘 모아야”
  • 입력 : 2024. 03.22(금) 00:00
  • 송문혁 기자 smhg121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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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도를 떠올리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아름다운 자연과 맛있는 음식 등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천혜 자원인 지하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지하수는 제주도가 우리에게 준 선물이다. 지하수가 없었다면 제주의 물 복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제주도 지하수는 맑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화산암반으로 이뤄진 천연 필터를 통해 자연적으로 정수가 된다. 여기에 사람들의 노력이 더해지며 제주 지하수는 전 국민이 믿고 찾는 맑은 생수로 유명세를 얻게 되었다.

실제 제주 지하수는 원수부터 맑은 수질을 자랑한다. 2022년 제주도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원가에서 약품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다. 타 지자체에 비해 매우 낮은 편으로, 수질 정화에 약품이 크게 필요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반면 지하수를 얻는 과정이 험난하다. 화산 암반을 뚫어 지하 420m로부터 물을 취수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생산원가 중 전력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21%가 된다. 환경부 자료를 보면 2022년 제주도가 지하수 취수를 위해 사용한 전력비는 209억원이다. 이는 경상북도 전체 시군의 전력료 206억원보다도 많은 금액이다.

문제는 이처럼 비용을 들여 취수한 물을 모두 사용하지 못한다는 데 있다. 지하로부터 끌어 올린 물의 약 40%가 누수로 어디론가 사라지는 상황이다.

제주도는 지리적 특성상 지하수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육지에서는 물이 부족하면 댐의 물길을 조정하거나, 광역 급수 계통을 연계시키는 등 다각적 방안으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도서인 제주는 구조적 한계로 불가능하다. 기존 지하수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제주도는 물 부족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환경이다. 최근 기상 상황이 예년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여기에 더해 물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용수 부족이 예상된다. 실제 제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43L로 전국 평균 305.6L를 상회하며 증가세를 보인다. 또한, 매년 약 천만 명의 관광객이 다녀가는 상황이다. 물 부족이 우려되고 있음에도 제주도 지하수는 인기가 높아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시장으로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물 부족에 대비해야 한다. 당장 지하로 새는 물부터 잡아야 한다. 사라지는 물을 줄이는 만큼 전력 낭비를 없애고, 지방정부 예산도 아낄 수 있다. 절감한 재원은 다시 노후 상수도 개선사업에 투자할 수 있어 물관리의 선순환을 이룰 수 있다.

제주도 유수율 제고는 국내 유일의 물 전문 공기업인 K-water에게 주요한 과제 중 하나다. 2016년 동(洞)지역을 시작으로 노후 상수도를 개선하는 현대화사업 추진으로 물 샐 틈을 막고 있다. 특히 2020년부터 추진 중인 현대화사업은 사업종료 1년 전에 이미 목표 유수율인 85%를 달성하며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K-water는 이 같은 성과를 넓혀가고자 올해 읍·면 지역 현대화사업 확장을 제주도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물은 모든 번영의 시작이자 기초 인프라다. 유수율 사업의 성공적 수행으로 기후변화에도 물 걱정이 없고, 제주를 찾는 모든 관광객까지 물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심과학 K-water 제주지역협력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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