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 항쟁의 관점에서 바라본 4·3 연구

[이책] 항쟁의 관점에서 바라본 4·3 연구
김재용·김동윤의 『4·3항쟁과 탈식민화의 문학』
  • 입력 : 2024. 03.29(금) 00:0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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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이제 우리가 관심을 집중해야 할 것은 단선 반대를 위해 수많은 제주도민이 일어선 배경에 대한 연구이다. 그 많은 제주도민들이 항쟁에 나섰을 때 어떤 생각을 지니고 있었던가 하는 점을 재구성하는 것이야말로 진상 규명의 핵심적인 사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럴 때만이 죽은 자들의 명예 회복은 한층 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은 이러한 작업을 위한 아주 작은 시론(試論)이다."(본문 중)

4·3을 항쟁의 관점에서 살피며 새로운 담론의 장을 여는 '4·3항쟁과 탈식민화의 문학'(소명출판 펴냄)이 발간됐다.

크게 2부로 구성된 책은 김재용 원광대 교수가 1부 '4·3항쟁은 남북협상의 통일 독립운동이다'를, 김동윤 제주대 교수가 2부 '4·3문학과 동아시아의 탈식민화'를 집필했다. 1부는 '남북협상의 단선 반대운동과 4·3 인식의 전환-항쟁 주체 규명을 위한 시론' 등 총 5장으로 구성됐고, 2부는 '역동하는 섬의 상상력-오키나와·타이완·제주 소설에 나타난 폭력과 반폭력의 양상' 등 총 6장으로 묶였다.

서문에서 필자들은 "4·3 연구의 방향을 수난에서 항쟁으로 이동하여야 한다는 의견을 주고받았다"며 항쟁의 측면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담론화하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로 작심했다고 밝힌다. 하지만 "4·3을 항쟁의 관점에서 연구하는 작업이 그리 만만하지는 않았다"고 토로했다. 냉전 반공주의 고착 이후 4·3항쟁의 주체를 남로당이라고 보는 견해가 주류화되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필자들은 해방 직후 당시의 자료를 새로운 눈으로 들여다보는 일을 시작으로, 미국과 소련이라는 제국을 염두에 두면서 남북 좌우의 모든 방면을 고찰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필자들은 "오키나와, 타이완, 베트남 등등 여러 지역과 나라들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면서 시론적 성격을 글을 발표하였던 것 역시 4·3항쟁의 세계사적 의의를 밝히는 문학 연구 작업의 일환"이라고 피력했다.

그리고 "필자들이 접한 많은 국내외의 문학 작품들은 수난에서 항쟁으로 4·3 인식의 전환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다른 회고들과 함께, 많은 상상력을 제공했다"며 "항쟁의 시각을 견지한 김석범, 김시종, 현기영의 문학이 주된 연구대상이었음은 당연한 것이었으며, 밀항자들을 정치적 난민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연구도 동일한 차원의 작업"이었다는 설명을 더했다.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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