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운동이란, 생명과 같은 것"

"장애인들에게 운동이란, 생명과 같은 것"
[기획/인터뷰] 4월20일은 제44회 장애인의날
장한장애인대상 장애인체육진흥회 양승혁 씨
2018년부터 도내 장애인 체육환경 개선 힘써
개인 맞춤형 운동 추천과 취업 연계도 병행
  • 입력 : 2024. 04.19(금) 00:00  수정 : 2024. 04. 22(월) 09:40
  • 김채현 기자 hakc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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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혁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제주지사장.

[한라일보] '더불어 사는 사회' '차별 없는 사회'는 우리 모두가 지향하는 삶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각종 이유로 인한 불평등과 차별이 존재하고 있다. 장애도 마찬가지다. 국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구분 없는 세상을 실현하기 위해 각종 인식개선 노력과 장애인 의무고용제 제도 등을 도입했지만, 취업에 있어서 아직도 이들이 넘어야할 문턱은 높기만 하다. 이런 상황 속에서 장애인들의 취업 문턱을 1㎝라도 낮추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양승혁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제주지사장이다. 20일 제44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양 지사장을 만나봤다.

양 지사장에게 체육이란 저절로 관심이 가는 분야이자 평생 하고 싶은 일이다. 비록 첫돌이 지나서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아마비로 그는 지체장애를 앓게 됐지만, 몸이 불편하면 체육활동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편견이라는 듯 그는 모든 스포츠 분야를 섭렵하며 즐기고 있다. 지금은 직접 스포츠를 하는 것을 넘어서 도내 장애인들에게 맞는 운동을 추천하고 취업까지 연계시켜주고 있다.

"장애인들에게 운동이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장애인들은 비장애인에 비해 노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죠. 건강을 위해 운동도하면서 취업까지 연계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바로 이 활동에 뛰어들었죠."

흔히들 나이가 들면서부터 운동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한다. 하지만 운동을 해보려고 하면 막상 뭐부터 시작할지 모르는 현실에 부딪히게 된다. 그래도 비장애인들이라면 뭐라도 시도해 볼 수도 있지만 장애인들에게는 그저 막막하기만 하다. 양 지사장은 이런 현실이 너무 안타까웠다. 찾는 사람이 없고 요구하는 사람이 없는 탓에 열악하기만한 장애인 체육 환경도 개선하고 싶었다. 그렇게 2018년 전국장애인체육진흥회 제주도지사를 만들고 본격적으로 장애인 운동 환경 개선에 뛰어들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찾고,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갔다.

그들이 고민하고 있는 것은 단연코 취업 문제였다. 장애인 의무고용제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잘 몰랐고, 경쟁은 치열했다. 이마저도 탈락한 장애인들은 상실감만 더해갔다. 양 지사장이 고심끝에 내린 결론은 장애인의무고용대상 기업이 적은 제주를 벗어나 전국 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었다. 또 운동과 취업을 함께 연계시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는 바로 전국 기업에 연락해 대한장애인체육회 선수들이 일정 장소에서 운동을 하면 그 시간을 근로로 인정해 급여가 지급되도록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처음에는 퇴짜도 많이 맞았다. 지역이 다른데 어떻게 그들을 관리할 수 있겠냐는 이유에서였다. 그는 스스로 그 관리 역할을 하겠다고 나섰다. 그의 열정에 전국의 회사들은 결국 그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도내에서 장애인 200여명의 취업을 성공시켰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제주 장한장애인대상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앞으로도 노력할 거예요. 설령 제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그 목표를 못다이루더라도, 제가 앞길을 닦아 놓으면 후배들은 편하게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양 지사장의 최종 목표는 약자가 존재하지 않는, 모든 이들이 다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사회이다. 그는 우리 사회에 도사린 모든 불평등을 없애기 위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호흡하는 세상을 꿈꾼다. 그의 반짝이는 눈과 입가에 걸린 미소는 그날이 멀지 않았다는 희망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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