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왜 우리 동네 정류소엔 버스정보안내기 없나"

[현장] "왜 우리 동네 정류소엔 버스정보안내기 없나"
제주 전체 BIT 설치율 35.3%… 서귀포시 30.4%로 더 낮아
"예산 한정 승차 인원·노선 수 많은 곳 등 우선순위로 검토"
  • 입력 : 2024. 05.01(수) 16:46  수정 : 2024. 05. 02(목) 18:19
  • 진선희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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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보안내기(BIT)가 없는 서귀포시의 정류소에서 한 시민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진선희기자

[한라일보] "여기는 정류소에 버스 시간을 알려주는 게 없어요. 이사를 온 지 3개월 정도 됐는데 버스를 타려면 그게 불편해요."

서귀포시 도순동 '속도르' 버스 정류소 인근에서 만난 한 주민의 말이다. 마을에 공공주택이 들어서는 등 대중교통 이용객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버스정보안내기(BIT)가 설치됐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BIT는 정류소별 버스 도착 시간 등을 실시간 제공하는 시설이다. 제주도는 해마다 수십억을 투입해 BIT를 꾸준히 설치하고 있지만 기기가 갖춰진 버스 정류소는 전체의 절반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버스 정류소는 올 4월 기준 4103곳이고 이 중 1448곳(전체의 35.3%)에 BIT가 설치됐다. 제주시는 2326곳 중 907곳, 서귀포시는 1777곳 중 541곳에 BIT가 운영되고 있다. 서귀포시의 경우 설치율이 30.4%로 제주시(39.0%)보다 낮다.

제주도는 올해 30억 원을 들여 연말까지 BIT 약 100대를 새롭게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설치 후 5년이 경과한 BIT 중에서 노후된 30~50대도 교체할 예정이다. 신규 설치 때는 정류소 승차 인원, 버스 노선 수 통계를 활용해 수치가 높은 곳에 우선순위를 둔 뒤 현장 점검을 거쳐 대상지를 결정한다.

BIT가 설치되지 않았더라도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버스 도착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노년층 등은 이에 익숙하지 않다. 승차 인원 등 버스 이용자 수 중심으로 설치 장소를 정할 경우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관계자는 "BIT 이용 만족도가 높아 설치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나 한정된 예산으로 인해 모두 수용할 수는 없다"면서 "BIT가 느는 만큼 새로 생겨나는 정류소도 있어서 설치율이 한번에 크게 오르긴 어렵다. 승차 인원이 적더라도 BIT가 필요한 정류소에 설치될 수 있도록 민원이 접수되면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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