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지역에서 몇 년 전부터 틈새 소득작목으로 인기를 끌었던 초당옥수수 재배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괜찮다는 입소문에 제주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재배가 증가하며 가격이 떨어지고, 짧은 유통기간과 수입산 종자 확보난 등 여러 요인이 겹친 탓이다.
11일 농협제주본부와 제주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애월, 한림, 한경 등 서부지역에서 초당옥수수 수확이 시작돼 이달 20일쯤이면 대부분 마무리될 예정이다. 올해 초당옥수수 재배 면적은 210㏊로 지난해(263㏊) 보다 감소했는데, 수확기 기상 여건이 좋아 작황은 양호한 편이다.
도내 초당옥수수 재배는 서부농업기술센터에서 2015년 월동채소 뒷그루 작물로 3농가를 대상으로 시범재배를 시작했다. 일반 옥수수에 비해 당분 함유량이 20~30% 높고, 수분도 많아 찌지 않고 생으로도 섭취가 가능해 소비자들에게도 인기가 많았다. 소득이 괜찮다는 입소문에 농가 관심도 늘어 재배면적이 2018년 63㏊에서 2020년 260㏊, 2021년 286㏊, 2022년에는 540㏊로 단기간에 급증했다.
초당옥수수는 수확 기간이 6월 초부터 보름 남짓 정도다. 수확 후 유통기간도 일주일 정도로 짧은데 단기간에 재배면적이 급증하면서 과잉생산에 따른 처리난에 가격도 떨어졌다. 이같은 영향으로 2023년에는 면적이 263㏊로 감소세로 돌아섰고, 올해는 더 줄었다.
특히 초당옥수수 종자는 대부분 미국, 일본, 뉴질랜드 등 수입산인데 종자 검역에서 바이러스 검출 등으로 수입이 금지될 경우 종자 수급도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초당옥수수 재배가 감소하는 대신 농가에선 유통기간이 3개월 정도로 상대적으로 긴 미니 단호박으로 작목 전환에 나서는 경우도 적잖은 상황이다. 지난해 466㏊에서 재배됐던 미니단호박은 올해 500㏊까지 늘어날 것으로 제주농업기술센터는 추산하고 있다.
제주농협조합사업공동법인은 초당옥수수 재배농가에서 개별 판매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통합마케팅을 통해 정가·수의매매 등으로 대형유통업체와 홈쇼핑, 전자상거래로 판매하고 있다. 제주도와 협력해 소비쿠폰 발행 등을 통해 올해 판매량 목표를 676t으로 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545t)보다 24% 증가한 물량으로, 도내 생산예상량의 절반 정도 물량이다.
제주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제주산 초당옥수수를 다른 지방보다 일찍 출하하기 위해 빨리 심을 경우 냉해 피해를 입고, 전국적으로 재배 증가에 따른 가격 하락, 수입산 종자 확보의 어려움 등 여러 요인으로 초당옥수수 재배가 줄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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