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5일 제주시 연동지역에서 기초질서 위반행위 단속과 계도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상국기자
[한라일보] 최근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무단횡단과 쓰레기 무단투기 등을 일삼으며 도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관련 행위 근절을 위한 기초질서 단속이 실시됐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25일 오후 7시부터 1시간여 동안 제주시 연동 일대에서 무단횡단, 담배꽁초 무단투기 등 기초질서 위반 행위를 적발했다.
단속이 시작되자마자 경찰의 호각 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기초질서 위반 사범들이 발견된 것이다.
경찰의 포위망에 걸려든 이는 횡단보도 대신 차도로 성큼성큼 발걸음을 내딘 20대 중국인 남·여. 이들은 경찰이 중국어로 "한국에서 무단횡단은 불법이다. 단속에 적발돼 범칙금 2만원을 부과하겠다"고 안내하자 "무단횡단을 하면 안 되는지 몰랐다"면서도 "경고 1번도 안 하고 바로 범칙금을 부과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불만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들이 강하게 이의제기를 하자 일일이 번역기를 이용해 설명을 해줘야만 했고, 결국 길 위에서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번역기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어 안전모를 미착용한 채 개인형 이동장치(PM)를 운전하던 30대 베트남 A씨가 경찰의 눈에 포착됐다. A씨는 "식료품점에서 고기를 사서 나오는 길에 깜빡했다"며 곧바로 안전모를 꺼내 착용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즉시 시정이 이뤄짐에 따라 A씨를 상대로 계도 조치 함과 동시에 재차 주의를 당부했다.
이로부터 약 10분 뒤 중국인 여성 2명이 무단횡단하다 적발됐다. 이들은 무단횡단을 시도하던 중 경찰이 제지하자,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다 경찰이 고개를 돌린 사이 그대로 차도를 가로질렀다. 이들은 경찰의 단속에 순순히 잘못을 시인하면서 범칙금을 납부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경찰의 납부 안내에 "내일 오전 6시 비행기로 (중국에) 돌아간다"며 "은행 가서 납부를 할 수도 없고, 지금 당장은 돈이 없다"고 난감해했다.
언어 장벽에 이어 예기치 못한 상황까지 마주한 경찰은 진땀을 빼야만 했다. 결국 지인을 통해 가상계좌로 범칙금을 납부한 이들은 중국어로 "다신 한국에 오지 않겠다"고 말하고는 돌아섰다.
이날 현장에서는 무단횡단 6건, 중앙선침범 1건, 쓰레기 등 투기(담배꽁초) 1건, 인명보호장구 미착용(이륜차) 등 총 9건의 기초질서 위반 행위가 단속됐다. 국적별로 분류하면 중국인 5명, 한국인 4명으로 일상생활 속 준법정신을 지키지 않는 내국인들도 다수 발견됐다.
이밖에 경찰은 무단횡단 5건, 인명보호장구 미착용(PM) 1건 등 6건에 대해 계도 조치했다. 국적은 중국인 5명, 베트남인 1명으로 모두 외국인이다.
경찰 관계자는 "기초질서 위반행위에 대한 시민신고제가 있긴 하지만 인적사항 특정이 어려워 결국 직접 현장 적발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면서 "최근 외국인 밀집 지역에서 무질서 행위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강력 단속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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