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영석의 백록담] 동제주·서제주 명칭 과연 바람직한가

[위영석의 백록담] 동제주·서제주 명칭 과연 바람직한가
  • 입력 : 2024. 07.01(월) 06:30  수정 : 2024. 07. 03(수) 21:20
  • 위영석 기자 yswi@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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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민선 8기 오영훈 제주자치도정이 핵심과제인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제시된 3개 기초자치단체가 동제주시와 서제주시, 그리고 서귀포시이다. 제주자치도는 올해 내로 주민투표를 실시하고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 개정을 거쳐 오는 2026년 지방선거부터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들을 선거를 통해 선출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는 주민투표에 앞서 어떤 업무를 도에 남기고 어떤 업무를 시로 넘길지 광역과 기초간 사무배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아쉬운 부분 한가지만 짚고 싶다. 과연 용역진이 제시한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라는 명칭이 타당한가의 문제다. 현재의 제주시를 국회의원 선거구인 갑·을을 그대로 적용해 방향표시로 결정한 명칭인데 이 명칭이 타당한지에 대한 공론화는 없어 아쉽다. 행정구역 명칭은 한 번 결정하면 변경하기가 쉽지 않다. 변경을 위한 후속작업에 대한 예산도 많이 들어가고 다시 시민들의 의견을 모으기도 어려운게 사실이다.

제주자치도는 행정안전부에 '제주형 기초자치단체 도입'을 위한 주민투표를 건의하기에 앞서 명칭이 타당한지에 대한 공론화에 나서야 한다. 제주자치도의회 차원에서도 명칭의 타당성이나 적절성 여부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는게 필자의 생각이다.

전국적으로 방위표시 명칭을 지역 특성에 맞는 이름으로 변경하고 있는 사례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인천 동구는 2017년 전 세대원 우편 설문조사를 거쳐 2018년 미추홀구로 변경됐고 인천 서구는 이름을 바꾸기 위해 7월에 전담 조직까지 만들 예정이다.

기초지자체는 아니지만 강원도 영월군 한반도면은 2009년 서면에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서면이라는 방위표시 명칭이 지역적 특색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때문이다. 강원 영월군 하동면도 역시 2009년 김삿갓면으로 변경됐다.

제주형 기초자치단체를 추진하는데 이름이 대수냐고 의문을 제시하는 분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동제주와 서제주는 방향을 표시하는 것 이외에 이름에서 주는 함축적 의미나 지역특색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지명이다. 이미 제주특별자치도라는 광역자치단체명에 '제주'라는 고유 지명이 포함된 만큼 지역을 반영한 새로운 명칭이 필요하다.

앞서 예를 든 미추홀은 인천도호부 관아가 위치해 개항 이전까지 인천의 중심지였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채택한 명칭이다. 충북 청주시 서원구처럼 도시의 역사적 명칭이 도시의 하위 행정구역 명칭으로 채택된 사례다.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도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지역적 특성 등 중요 사안들을 검토하고 전문가 자문과 시민 공모 등을 통해 바람직한 명칭을 만들어가야 한다. 의견을 모으고 자문을 받으면 얼마든지 좋은 행정구역 명칭이 나올 것으로 본다. 글을 마무리하며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다. 지금의 '동제주시와 서제주시'는 양 지역의 미래와 지역적 함의를 가지는 명칭은 분명 아니다. <위영석 뉴미디어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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