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본격 여름 휴가철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조만간 여름 휴가를 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2022년 8월 1일부터 5일까지 여름휴가를 즐겼다. 대선을 치른 뒤 얼마 되지 않은 시기였던 만큼 정국 구상과 휴식을 위해 서울에 머물며 연극 관람 등 여가를 즐겼다. 다음 해인 2023년에는 8월 2일부터 8일까지 휴가를 내고 이 기간 전북 새만금을 찾았다. 당시 새만금에서는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릴 때여서 윤 대통령 부부는 개영식에 참석해 환영 인사를 했다. 전북 일정을 소화한 뒤 '청해대(靑海臺)'로 불리는 대통령 별장이 있는 경남 거제시 저도에서 머물렀다. 대통령이 휴가를 내야 대통령실 직원들을 포함해 많은 공무원들이 잠시나마 업무를 놓고 휴식을 취할 수 있기에 산적한 현안과 국정 난맥상 속에서도 윤 대통령은 올해도 휴가 계획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번 여름 휴가는 어떻게 보내게 될까. 그 휴가지 리스트에 혹시 대한민국 대표 관광지인 제주는 없는 것인지 문득 궁금증이 생긴다. 대통령의 휴가지는 공개가 되기도 하지만, 비공식적으로 동선을 알리지 않고 추진되는 경우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9년 계획했던 8월 초 휴가 일정 대신 갑작스럽게 7월 말에 2박 3일 일정으로 비밀리에 제주에서 휴가를 보냈다. 그는 퇴임 후인 2022년 8월에도 제주를 찾아 꽤 긴 일정을 머물렀다.
윤 대통령의 휴가 계획이 궁금해지는 이유는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한 차례도 제주를 방문하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취임 후 두 번 열린 제주4·3 추념식도 참석하지 않았고, 전국을 순회하며 챙긴 민생토론회도 제주에서는 개최하지 않았다. 당선인 신분이던 2022년 4월 제주4·3 추념식에 참석한 이후 2년 넘게 제주를 찾지 않은 것이다.
지난 2년간 윤 대통령은 수차례 지역을 방문하며 지역 민심을 챙겼다. 방문 지역에 대해서는 다방면에서 정부의 지원을 약속했다. 영호남을 가리지 않았다. 제주만 쏙 빠져있는 셈이다. 제주에서 홀대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제주도지사와 지역 국회의원 3인 모두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이 제주 방문의 걸림돌이 되는 것일까.
윤 대통령과 같은 보수 정당에서 배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같은 당 소속이었던 원희룡 전 제주특별자치도지사 재임 시절인 2015년 6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제주를 '한국의 실리콘 비치'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제주시청에서 예비창업가 등과 오찬간담회를 했고, 제주시 동문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동문시장을 명품시장으로 만들겠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제주 방문을 하게 되면 야당 소속 도지사에게 힘을 실어주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지자체장이 야당 소속인 지역에 대한 방문은 이미 여러차례 이뤄졌기에 그것이 제주 방문을 미루는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제주는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19대 대선까지 제주 1위가 대권을 쥐는 대선 민심 바로미터의 역할을 해 온 지역이다. 앞으로 윤 대통령의 지역 방문 리스트에 언제쯤 제주가 포함될지 지켜볼 일이다. <부미현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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