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지난 2021년 12월 첫 도입해 7개 경비함정에 배치한 무인헬기 루펠E. 한라일보 자료사진
[한라일보] 해양경찰청이 지난 2021년 말 도입한 고가의 무인 헬기가 또다시 제주 바다에 추락했다.
23일 제주해양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3시쯤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서쪽 74㎞ 해상에서 제주해양경찰서 소속 3000t급 경비함정 3012함에 배치된 무인 헬기 '루펠E'가 바다로 추락했다.
당시 3012함은 루펠E를 상공에 띄워 차귀도 해역을 순찰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사고는 무인 헬기가 함정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해경 대원이 순찰을 마친 루펠E를 함정으로 복귀시키려 했지만 통신 두절로 정상적인 조종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GPS 정보를 토대로 통신이 끊긴 지점으로 고속단정을 몰아 해상에 추락한 루펠E를 발견했다.
루펠E는 길이 1.8m에 기체 중량 18.5kg로, 드론(무인비행장치)치곤 비교적 덩치가 크지만 다행히 해상 추락 후에도 바닷속으로 가라 앉지 않아 회수가 가능했다.
루펠E는 기체 양쪽에 이산화탄소를 자동 분사하는 부력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사고 당시 이 장치가 정상 작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루펠E는 통신 두절에 대비해 함정으로 자동 복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어 왜 당시 함정으로 되돌아오지 않고 해상에 추락했는지에 대해선 정확한 원인 규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현재 해상에서 임무 수행 중인 3012함이 입항하는대로 루펠E를 제조사로 보내 수리할 계획"이라며 "또 앞으로 사고조사원위원회를 꾸려 정확한 추락 원인을 조사하는 한편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루펠E의 추락 사고는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지난해 3월4일 서귀포시 이어도 남서쪽 142㎞ 해상에서 서귀포해양경찰서 소속 경비함정에 배치된 또다른 루펠E가 훈련 도중 추락했다. 해당 무인헬기는 고도를 하강하던 도중 상공에서 갑자기 돈 뒤 순식간에 바다에 빠졌다.
당시엔 부력 장치 한 개가 사고 충격으로 기체에서 떨어져 나가고, 나머지 한 개는 아예 작동하지 않아 속절없이 바닷속으로 가라 앉고 말았다. 해경은 사고 해역 수심이 워낙 깊어 인양을 포기했다.
루펠E는 해양경찰청이 지난 2021년 12월 원거리 임무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처음 도입한 장비다.
그동안 불법 조업을 채증하려면 해경 경비함정이 어선과 불과 1㎞ 떨어진 곳까지 근접해 사진 촬영을 해야했지만, 루펠E는 경비함정에서 반경 20㎞까지 이동해 촬영할 수 있어 감시 범위가 기존 방식보다 20배 넓은 장점을 갖고 있다.
루펠E는 시범 도입 기간이 끝나 현재 정식 운영 중으로 애초 서귀포·제주해경서를 비롯해 서해5도 특별경비단·태안해경서 소속 등 1500t급 이상 경비함정 7대에 각각 배치됐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7대 중 제주에 배치된 2대가 2년 연속 바다로 추락하며 오명을 썼다. 루펠E 대당 가격은 1억5000만원 수준으로 기체 보험에 가입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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