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망언'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 제주 정계 반발

'4·3 망언' 태영호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 제주 정계 반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들 24일 기자회견
태 전 의원 사무처장 임명 반발 사직서 제출
대통령 향해 강력 항의… "자문위원직 사직"
  • 입력 : 2024. 07.24(수) 11:26  수정 : 2024. 07. 24(수) 15:42
  • 김지은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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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성의, 송창권, 양영식, 하성용 제주도의원은 24일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태영호 전 국회의원의 민주평통 사무처장 임명에 반대하며 자문위원직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한라일보] 제주4·3 왜곡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국민의힘 태영호 전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이하 민주평통) 사무처장으로 취임한 것과 관련해 제주 정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이 "잘못된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며 포문을 연 데 이어 민주당 소속 제주도의원 6명도 민주평통 제주지역회의 자문위원(지역대표) 사퇴 의사를 공식화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성의, 송창권, 양영식, 하성용 제주도의원은 24일 도의회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태영호 전 의원은 제주4·3을 김일성의 지령에 의해 촉발됐다고 주장하며 4·3을 왜곡하고 폄훼했다"며 태 전 의원의 사무처장 임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같은 당 김경미, 현길호 의원도 사직서 제출에 의견을 같이했다.

이들은 이날 회견에서 태영호 전 의원에 대해 "천박한 역사의식으로 4·3 유족과 제주도민에게 망발했다"면서 사무처장 임명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주4·3에 대한 역사 인식도 부족하고 남북의 화해, 상생의 시대정신과도 먼 자가 총괄하는 민주평통은 국민의 컨센서스(공동체 구성원의 의견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없다"며 "민주평통 사무처장은 민주와 평화적 통일에 적합한 인물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자의 사무처장직 인선에 대해 의장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자문위원직을 사직한다"며 이날 중으로 민주평통 사무처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예고했다.

사직서를 제출하는 의원은 현재까지 6명으로 파악되지만, 제주도의회 내부에선 또 다른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민주평통 제주지역회의에 따르면 제주지역회의 자문위원인 '지역대표'에는 현직 제주도의원 45명 중에 43명이 위촉돼 있다.

송창권 의원은 '나머지 의원들도 뜻을 같이 하는가'라는 질문에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의원들도 다른 방향으로 (사무처장 임명 항의) 의사를 표현하겠다고 한다"면서 "어제(23일) 더불어민주당 도당에서도 성명서를 발표했다.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태 전 의원의 사무처장 취임 당일에 성명을 내고 "민주적 평화통일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통일 정책을 수립해야 할 민주평통 사무처장의 자리에 국민 간 분열을 조장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한 인사가 웬말인가"라며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잘못된 임명을 철회하고 태 전 의원은 스스로 사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태 전 의원은 제주4·3에 대해 이른바 '지령설'을 제기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지난해 2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 당시 "제주4·3이 김일성의 지령에 의해 일어난 무장폭동"이라고 주장해 도내 4·3유족과 시민단체 등으로 강한 반발을 샀다. 태 전 의원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받았지만, 그럼에도 지난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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