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삶은 이미 그 자체로 고통이다. 그리하여 고통 없는 삶이란 없다. 우리는 늘 행복, 사랑, 성공을 원하지만, 우리가 가장 원하는 것이 우리를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 삶의 모든 것은 무상하고, 무엇도 예측할 수 없으며, 아무것도 돌이킬 수 없기 때문이다.
삶이라는 어려운 숙제를 풀어 나갈 때, 철학이 쓸모가 있을까? 우리가 원하지만 우리를 불행하게 하는 것을 마주할 때, 철학이 우리에게 도움이 될까?
철학은 쓸모가 있다. 철학은 백면서생의 사치도 전유물도 아니다. 또 쓸모없는 것의 쓸모를,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복을 예찬하지 않는다. 오히려 쓸모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어떤 것도 사유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 말하는 철학의 쓸모는 두 가지다. 하나는 여러 질병으로 고통받는 우리에게 진단과 소견을 제공하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스스로 건강하다고 믿는 우리에게 실제로는 병에 걸린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다.
저자는 "사는 동안 누구에게나 철학이 필요하다"며, 철학을 아는 삶이 우리를 얼마나 이롭게 하는지를 말한다. 이어 아주 오래전 삶이 던진 질문에 니체, 데카르트, 파스칼, 스피노자, 몽테뉴의 답을 제시한다. 또 인간의 고통을 '육체의 고통', '영혼의 고통', '사회적 고통', '흥미로운 고통들'로 나눠 나름의 해답을 엮는다.
이 책에서 조언하는 철학 사용법도 간결하고 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삶의 근본적인 고통에 대하여 폴 리쾨르는 인생에서 경험하는 고통을 미화시키지 말고,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하소연하라"고 조언하며, 늙어가는 슬픔에 대해 한나 아렌트는 인간은 비록 죽음을 맞는다 해도 죽기 위해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롭게 거듭나기 위해 태어난다는 것을 마음속 깊이 새기고 간직해야 한다며 "새로운 것에 뛰어들라"고 말한다. 매일 밤 잠자리에서 밀려드는 후회와 자책에 고통스러운 이들에게 몽테뉴는 머릿속에서 맴도는 후회와 자책은 삶에 어떤 의미도, 가르침도 없으니 "순간에 몰두하여 온전해지라"고 말한다.
저자는 책의 사용법을 통해 "철학이 우리에게 주는 위대한 교훈 중 하나이자 치료제는 우리가 비록 '운명'의 주인이 될 수는 없어도 우리는 우리 자신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우리 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는 것"이라고 덧붙인다. 피카.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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