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제주 공동체의 힘과 가치에 대한 세밀한 고찰

[이 책] 제주 공동체의 힘과 가치에 대한 세밀한 고찰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
  • 입력 : 2024. 08.30(금) 01:20  수정 : 2024. 09. 01(일) 09:20
  • 오은지 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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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출신 홍기돈 문학평론가(가톨릭대 교수)가 오랜 이방 생활에서도 놓지 않았던 제주 섬에 대한 성찰을 한 권의 책으로 집약했다. 새롭게 출간된 책의 제목은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도서출판 각 펴냄)다.

책은 저자가 2018년부터 2024년 사이 몇몇 학술지와 문학지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은 평론집이다. 비교적 근래 평문들 중 제주역사·문화와 제주 섬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다룬 글들이 엮였다. 제주 섬에 대한 고찰을 이어온 저자의 깊은 이해가 담겨 있으며, 오십대 중반에 이른 저자가 도달한 제주 섬에 대한 통섭적인 관점을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제주 섬의 역사와 공동체문화를 탐구하며, 강력한 국가로 상징되는 '리바이어던'이 제주 공동체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저자는 '작가의 말'에서 "책 제목 '리바이어던 안의 야수, 리바이어던 밖의 공동체'에 국가와 제주 공동체의 관계를 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토마스 홉스는 자연에서의 인간이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 놓인다고 전제하고 '리바이어던', 즉 강력한 국가를 해결 방안으로 제안했지만 제주 공동체의 역사는 홉스의 전제가 잘못되었음을 보여준다"며 "제주 공동체는 척박한 자연 조건에 유폐된 인간이 어떻게 상호부조의 질서와 문화를 일구는지 입증하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책은 크게 2부로 구성됐다. 1부 '제주 문화의 기원과 형성, 변동'에서는 제주 공동체문화의 구축과정을 추적하고, 문명 전파에 따른 제주 문화의 변모 양상을 살핀다. 또 역사에 기록되지 않은 제주민중사의 다른 층위를 탐색하기도 한다.

출판사는 "1부는 저자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는 저자가 그동안 가져왔던 "제주 문화의 특징에 대한 궁금증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는" 원자료들이 번역·출간되고, 이로 인해 제주문화의 "개별적인 특징들을 통일된 흐름으로 파악할 수 있게"된 상황이 된 이후에야 집필된 것으로, 저자가 상경 이후에도 내내 손을 놓지 않았던 '제주 공부'의 결과물이기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부 '제주 공동체주의와 4·3문학'엔 제주 섬을 소재로 한 문학작품을 분석한 구체적인 비평문이 묶였다. 저자는 평론에서 작가들이 작품에서 구현한 제주 공동체주의의 실체를 다룬다. 특히 현기영 작가에 대한 평론이 주를 이룬다. 2만8000원. 오은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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