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하지 않아 더 특별'한 고예현의 바다이야기 [갤러리ED]

'특별하지 않아 더 특별'한 고예현의 바다이야기 [갤러리ED]
고예현 작가 열여섯 번째 개인전 '낯선 초대'
오는 21~29일 한라일보 1층 갤러리ED에서
  • 입력 : 2024. 09.13(금) 17:05  수정 : 2024. 09. 30(월) 08:53
  • 오은지기자 ejoh@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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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예현 작 '재회'

[한라일보] 오랜 시간 고예현 작가의 일상은 화폭에 제주의 바다를 담는 일이었다. 지금도 그만의 색채로 바다를 그리며 때마다 다른 빛을 머금고 일렁이는, 매번 새로운 풍경과 색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열다섯 번의 개인전을 이어온 작가가 제주 바다를 좀 더 새롭게 구성해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표현하는 또 하나의 전시를 준비했다. 무엇이든 이전과 조금 다른 접근을 해 보리라 마음먹고 시작한 전시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던 듯하다. 작가는 오히려 '진정 낯설고 새로운 것'이 무엇일까에 대한 내면 깊숙한 곳부터 올라온 농도 짙은 고민과 마주해야 했다. 그 고뇌의 흔적은 그녀의 작업노트에서 엿볼 수 있다.

"캔버스에 색을 올리면서 바다에서 나는 어떤 새로움을 찾으려 한 것일까. 내가 찾으려는 그 낯섦과 새로움이 그림에 반영되어 한 단계 다른 작품으로 탄생한 것이 맞을까."(작가노트 중)

한동안 요동치고 갈피를 잡지 못하던 마음을 바다가 다시 잔잔하게 다독여 주었다.

"바다가 언제 새롭지 않은 적이 있었던가. 매일 바다를 바라봐도 시간과 장소와 날씨, 그리고 바라보는 이에 따라 바다는 다르고 낯설었다.… 매일이 새롭듯 매 순간 바다와 그것을 바라보고 화폭에 담았던 하나하나는 새롭고 낯설었음을 이해하게 되니 그림들이 품안으로 들어온다."(작가노트 중)

고예현 작 '그리운 바다'

고예현 작 '격랑의 시작'

고예현 작 '붉은 그리움'



새롭고 낯선 것에 얽매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특별한 것임을 깨달은 작가는 그 사유의 과정을 관객과 공유하려 한다.

오는 21일부터 한라일보 1층 갤러리 ED에서 펼쳐지는 작가의 열여섯 번째 개인전 '낯선 초대'엔 신작 20여 점을 비롯 작가의 내면의 흐름과 제주 바다를 연결시키는 다양한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아주 특별하지 않지만 여전히 낯설고 새로운 시야를 담은" 작가의 공간이다. 작가는 "특별하지 않아 더욱 특별한 작업"이라는 소개를 더하며 초대장을 띄웠다.

화폭 위에 겹겹이 더해진 물감은 마치 시간이 축적된 흔적처럼, 화가의 지난한 작업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층층이 쌓인 붓질의 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자연스레 작가의 깊은 사유와 맞닿게 될지도 모르겠다.

고예현 작 '인연'

전시장엔 2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인연'도 내걸린다. 바다 연작을 선보이고 있는 작가가 새로운 소재인 곶자왈 연못을 모티브로 삼아 사실상 첫선을 보이는 작품이다.

"그림을 그리면서 스스로 위안을 얻는다"는 작가는 관객들이 자신의 그림을 보며 위로와 희망을 얻고,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도 전했다.

전시 오프닝은 개막일인 21일 오후 5시 진행된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가능하다.


한편 고예현 작가는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에 입상을 하며 젊은 여성작가로 두각을 나타내다가 개인 사정으로 인해 작품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지난 2013년부터 작업을 재개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과 색감으로 제주 바다를 표현하며 주목받아 왔다.

개인전은 2017년부터 꾸준히 개최하며 총 15회를 치렀으며, 100여회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2017년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여성작가발굴지원공모에, 2024년 제주갤러리 공모작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제주현대미술관과 제주도립미술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등에 소장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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