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최근 우리나라 취업 통계를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취업자의 연령대별 분포가 나이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역피라미드형으로 바뀌었다. 고령층의 취업자가 젊은층을 추월한 것이다. 그러니까 법적 정년을 넘긴 60세 이상 취업자가 사상 처음으로 다른 모든 연령대보다 가장 많아졌다. 제주지역도 노인 5명 중 3명가량은 여전히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2024년 제주지역 노인 실태조사'를 통해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2020년 첫 조사 이후 4년 만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노후 준비가 돼 있다는 응답은 2020년 32.2%에서 올해 63.3%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일하는 노인은 꾸준히 늘고 있다. 현재 일하고 있다고 답한 노인은 58.8%로 이전 조사(51.6%)보다 7.2%p 늘었다. 일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63.7%가 '생계비 마련'이라고 답했다. 2순위 응답인 '용돈 필요'(10.5%)와 큰 차이를 보였다. 노인 대다수가 생계비를 벌기 위해 일한다는 것이다.
노후를 편히 보내야 할 노인들이 생계를 위해 일터로 내몰리는 서글픈 현실이다. 한국 노인의 삶이 얼마나 팍팍한지 그대로 보여준다. 지난해 노인빈곤율은 40.4%로 안타깝게도 최고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14.2%)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높을 정도다. 그나마 노후를 준비하고 있는 고령자 대부분도 공적연금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노인 인구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여서 고령자의 삶은 점점 더 고단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저출산 대책 못잖게 노인복지에도 힘쓰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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