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경기침체에다 연말 정국불안, 항공기 참사 악재가 겹치면서 극심한 소비 부진에 자영업자들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심각한 경영난을 견디다 못해 폐업하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 규모는 코로나19 대유행기보다 오히려 많을 정도다. 특히 새로 문을 여는 일반음식점과 휴게음식점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폐업은 늘고 있다. 이렇듯 내수 부진이 깊어지며 빚을 제때 상환하지 못해 공공기관이 대신 갚아준 빚도 눈덩이다.
18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지난해 폐업한 일반음식점은 983곳(제주시 687곳, 서귀포시 296곳)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발생 첫해인 2020년(859곳) 대비 14.4% 늘었고,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807곳)에 견줘선 21.8% 증가했다.
최근 몇 년동안의 일반음식점 폐업 추이를 보면 코로나 대유행기보다 훨씬 많음을 알 수 있다. 제주시의 경우 코로나 직전인 2019년 529곳에서 코로나 발생 첫해인 2020년 596곳으로 늘었고 2021년 524곳, 2022년 542곳으로 주춤하는가 싶더니 2023년에 681곳으로 증가 후 지난해엔 소폭 더 늘었다.
지난해 제주시에서 신규 창업한 일반음식점이 868곳으로, 2019년(1071곳)보다 19.0% 줄었고, 코로나 후 가장 적었던 2022년(861곳)과 비슷한 수준인데도 폐업은 오히려 늘어나 관련 업계가 처한 어려움을 보여준다.
서귀포시 지역의 일반음식점 폐업은 2019년 278곳에서 2021년엔 214곳까지 줄었다가 2022년 230곳, 2023년 282곳에 이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했다. 신규 일반음식점은 2019년 547곳에서 지난해 361곳으로 줄었다.
카페 등이 포함된 휴게음식점의 사정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해 폐업한 도내 휴게음식점은 546곳(제주시 402곳, 서귀포시 144곳)이다. 제주시 지역 폐업은 2020년 279곳에서 2021년 302곳, 2022년 378곳, 2023년 402곳에서 지난해까지 계속 늘었다. 서귀포시 지역의 지난해 휴게음식점 폐업도 코로나 이후 가장 많은 144곳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일반·휴게음식점의 폐업 급증은 대출금 미상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을 받아 은행에서 대출받은 후 원금이나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보증재단이 은행 채무를 갚아주는 대위변제액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제주신용보증재단의 대위변제액은 655억원이다. 전년(364억원)보다 79.9% 증가한 금액이다. 2019년 129억원이던 대위변제액은 2020년 132억, 2021년 135억원에서 2022년에는 104억원으로 감소했다가 2023년부터 급증세다. 코로나 시기 늘린 정책자금 대출을 못갚고 있는 것이다.
또 보증잔액 대비 대위변제 순증액을 나타내는 순대위변제율도 지난해 6.51%로 전년(3.75%)보다 2.76%포인트 상승하면서 전국평균(5.65%)보다 높았다.
폐업 상황에 직면했지만 버티는 자영업자도 적잖다. 한 자영업자는 "폐업하게 되면 저금리로 대출받은 정책자금이 시중금리로 전환된다. 그럼 당장 이자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 버티는 이들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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