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이 승리했다" 파면 선고에 시민들 얼싸안고 환호

"광장이 승리했다" 파면 선고에 시민들 얼싸안고 환호
윤석열 즉각 퇴진 요구 제주도민대회 주최 측 추산 300여명 모여
참가자들 "앞으로는 시민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정치 이뤄졌으면"
  • 입력 : 2025. 04.04(금) 12:33  수정 : 2025. 04. 05(토) 09:43
  • 김채현기자 hakch@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가 난 4일 제주시청 일대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한라일보]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와아아 탄핵이다. 광장이 승리했습니다."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한다"는 탄핵심판 선고 주문을 읽자 제주시청 일대는 시민들의 우레와 같은 함성 소리로 가득찼다. 시민들은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환호의 목소리를 높였으며, 일부는 벅찬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옆 사람을 부둥켜 안기도 했다.

'윤석열정권퇴진·한국사회대전환 제주행동'주최로 제주시청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파면 제주도민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여명이 운집했다.

평일 오전시간대에도 직장인들과 학생들은 너나할 것 없이 이곳으로 모여들었으며, 탄핵심판 생중계 시간인 오전 11시가 다가오자 발디딜 틈 없이 인파가 가득차면서 경찰이 일대 편도 2차선 도로 중 1차로를 긴급 통제해 사람들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인용 선고가 난 4일 제주시청 일대에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집회 참가자들은 노인, 청소년, 직장인, 유모차에 강아지를 태우고 온 가족 단위 등 다양했다. 생중계 시작 전부터 피켓을 흔들며 윤석열 퇴진가를 부르던 이들은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선고 요지를 낭독하는 순간 긴장한 모습으로 숨을 죽였다. 마지막까지 두 손을 꼭 모으고 두 눈을 질끈 감으면서 '제발 파면, 파면'을 초조하게 읊조리던 시민들은 문 대행이 '파면 주문'을 낭독하자마자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우리가 승리했다'고 외쳤다. 가수 소녀시대의 노래 '다시만난 세계'에 맞춰 서로를 껴안고 "이제 됐다! 그동안 힘겨웠다", "다들 수고 많았다"며 기쁨과 격려를 나눴다.

이날 기쁨의 함박웃음을 짓던 정치외교학과 4학년 허윤서 학생은 "조마조마하는 마음으로 생중계를 지켜봤는데 판결문을 듣고 기대감이 슬슬 차올랐다"면서 "제주4·3, 광주 5·18 등의 역사가 있는 대한민국에서 계엄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시민을 위협한 대통령에게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시민의 힘을 알고 시민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친구들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제주대학교 생활환경복지학과 류미선 학생은 "계엄 당시 일본 유학 중이었는데, 귀국할 쯤이면 이미 파면이 되어있을 줄 알았다"면서 "생각보다 이날이 오는데 너무 오래걸렸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리는 파면 집회에도 2번쯤 다녀왔었는데 추운 날씨 속 그 수많은 사람들의 열기를 보면서 '파면은 안될 수 없구나'를 느꼈다"며 "이제 친일 청산을 깨끗히 하고 새로운 나라를 맞이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창율 씨와 그가 만든 조형물.

이날 윤석열 퇴진 피켓으로 만들어진 조형물이 농성장 한 켠에 전시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해당 조형물을 만든 문창율(65)씨는 "정말 눈물이 나는 순간이었다"면서 "당연한 것을 이루는데 왜 이렇게까지 힘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문 씨는 "이제 우리 대한민국에게는 특별한 대통령이 필요한게 아니다"라면서 "상식의 선에서 헌정 질서에 맞게 정직하게 정치를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2번 정도 빼고는 매회 도민대회에 참여했다"면서 "대회에 참여하려고 회사도 2번 정도는 빠진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오늘로 보답을 받는 것 같아 기쁘다"고 미소 지었다.



■기사제보
▷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11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