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실의 하루를 시작하며] 마케팅과 쇼핑에 대하여 가져 보는 생각

[이종실의 하루를 시작하며] 마케팅과 쇼핑에 대하여 가져 보는 생각
  • 입력 : 2026. 04.01(수) 04:00
  • 이종실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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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언어생활에서 외래어를 사용할 때는 제대로 이해하고 바르게 쓰려고 노력해야 하겠다. 쉬운 예로 '마케팅'과 '쇼핑'을 보자. 이들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실린 우리말이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바탕이 되는 '마켓, 마케트'와 '숍, 샵' 등은 '물건을 사고파는 곳'의 뜻을 가진 외국어이면서 정해진 기준 표기가 없다. '마케팅'과 '쇼핑'은 원래 비슷한 뜻을 공유했던 것들이 같은 접사와 결합하고 나서 실제 의미가 대조적으로 갈렸다. 하나는 '판매'에, 다른 하나는 '구매'의 범주에 속한다. 이상은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외국어·외래어의 혼용 및 어의와 관련된 판단 오류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판단의 오류는 흔히 주체가 객체에 대한 사실 분석을 생략하거나 게을리한 결과로 나타난다. 마케팅과 쇼핑의 의미 차이는 '마켓'과 '숍'의 동사적인 쓰임까지를 더 살피면 바로 알 수 있다. 우리는 보통 근본과 변화, 그리고 결과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고 확인을 소홀히 하기 쉽다. 판단의 오류는 언어만이 아니라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꽤 접하게 된다. 일상생활에서는 주로 참뜻에 대한 의도적인 호도나 조작이 판단자의 인식을 흐리게 한다. 이게 언어학습이나 개인적인 면에서는 그 피해가 비교적 적다. 그러나 그 피해가 큰 사회 구성원의 활동이나 공익에 관련된 경우 문제가 다르다.

공동체가 판단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중요한 결정이나 공동선을 추구하는 일은 물품의 단순한 취사선택과 매우 다르다. 올바른 거래와 소통을 위해서는 건강한 마케팅의 윤리와 예리한 쇼핑의 지혜가 필요하다. 마케팅은 소비자의 원활한 구매, 즉 쇼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상품의 가치를 알리고 판매를 촉진하는 활동이다. 이 활동에는 구매자에 대한 판매자의 배려가 포함돼야 한다. 한편, 대상에 대해 가치를 평가하고 선택하는 쇼핑의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다.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분석과 관찰, 선택과 결정에 경솔이 배제돼야 한다.

올 6월에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는 자질과 역량을 잘 갖춘 훌륭한 이들이 선출되기를 소망한다. 지역사회를 위해 일할 인재가 많은 것은 반갑고 고마운 일이다. 이참에 표를 얻는 과정이 깨끗했으면 좋겠다. 선거 캠페인이 자신의 상품성을 알리는 건실한 마케팅이면 좋겠다. 과장이나 거짓이 없이 자신의 강점과 우위적 가치만 부각하면 된다. 공인으로 선택받고자 하는 자는 욕심보다 먼저 선거인의 바른 판단을 돕는 게 도리다. 경쟁자의 품성이나 경력,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유독 강조하는 사례가 있다. 이는 자의든 타의든 본인이 내세울 것은 그만큼 없거나 모자람을 자인하는 꼴이다. 유권자들은 매서운 쇼핑의 안목으로 훌륭한 재목을 가려낼 것이다. 참가치를 지닌 참일꾼을 뽑는 것이 이들의 책무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폐해는 오롯이 지역사회 전체가 떠안아야 할 짐이기 때문이다. <이종실 제주문화원 부원장·수필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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