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지 전수조사, 임차농 보호 필요하다

[사설] 농지 전수조사, 임차농 보호 필요하다
  • 입력 : 2026. 04.27(월) 00:00
  • 한라일보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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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전국 모든 농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선다.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훼손하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농지의 실제 소유·이용 현황을 파악해 체계적인 농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한 조치다. 농지 투기 근절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처분 중심의 접근은 정작 농사를 짓는 임차농을 가장 먼저 내몰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도내 농민 119명을 조사한 결과, 농민들이 실제 경작하고 있는 농지 중 75.7%가 부재지주 소유 농지였다. 도내 상당수 농지가 이미 부재지주 소유로 넘어간 것이다. 농민회는 "이런 상황에서 임차농에 대한 보호대책 없이 농지 전수조사로 강제처분 명령이 이뤄지면 현행법상 쫓겨날 수밖에 없다"며 "농민들이 농지에서 쫓겨나면 제주경제의 10%를 차지하는 제주농업 또한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농지 전수조사가 단지 투기세력 척결 목적이 아니라 농민이 안심하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기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농업은 이미 임차농 중심 구조에 가깝다. 오랜 기간 남의 땅을 빌려 생산을 지탱해 왔다. 이들에게 아무런 보호 장치 없이 강제처분이 이뤄질 경우, 투기세력이 아니라 농민이 농지에서 밀려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정부는 전수조사를 구조 개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부재지주 규제와 함께 임차농 보호 대책을 병행해야 한다. 장기 임대차 보장제, 우선 매입권, 공공임대농지 확대 등이 현실적 대안이다. 농지 개혁은 결국 농민을 중심에 둘 때 비로소 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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