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일보]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 부지를 제외한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11년 만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다.
26일 제주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이하 도시계획심의위)는 지난 24일 서귀포시 성산읍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안건을 조건부로 가결했다.
본보 취재 결과 이날 도시계획심의위는 제주도가 제출한대로 순수 제2공항 건설 예정지인 5.51㎢만 계속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102.1㎢는 전면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제주도는 심의 결과가 일반에게 공고되기 전에 구체적인 해제 계획 범위 등이 노출되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안건 내용을 비밀에 부쳐왔다.
제주도와 도시계획심의위는 제2공항 건설 부지에 속한 사유지와 공공 토지에 대해선 여객터미널과 활주로 등 국가중요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계획됐을 뿐만 아니라, 토지 보상 과정에서 소유자와의 협의가 무산될 경우 국가가 강제 수용할 수 있어 규제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한 반면, 그렇지 않은 나머지 제2공항 주변 일대에 대해선 장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침해 논란이 여전하고 경제적 피해도 커 규제를 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도시계획심의위는 앞으로 거래 현황과 가격 등을 면밀히 감시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성산읍 일대 토지 거래 규제가 한꺼번에 대거 풀리면서 외기 투기 자본 유입과 급격한 지가 상승이 나타날 수 있고, 토지 보유 유무에 따라 주민 간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일정 규모의 토지에 대해선 소유주가 마음대로 팔 수 없게 규제하는 지역을 말한다.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지사는 특정 지역에서 투기가 성행할 가능성이 있거나 지가의 급격한 상승이 우려될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제주도는 2015년 11월 10일 정부가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제2공항 건설 후보지로 발표하자 이날부터 2018년 11월 14일까지 3년 간 성산읍 107.6㎦, 5만3666필지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당초 제주도는 제2공항 후보지와 비교적 가까운 성산읍 관내 5개 마을(6850만㎥)만 지정하려 했지만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성산읍 전역으로 규제를 확대했다.
이 기간 성산읍에서 주거 180m², 상업 200m², 농지 500m², 임야 1000m² 등을 초과한 토지를 매매하려면 시장의 허가를 받아야하며, 이를 어기고 체결한 매매 계약은 무효가 된다. 이후 제주도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기간을 총 네 차례 연장해 오는 11월까지로 유지했다.
해제 논의는 성산읍 주민들이 지난해 11월 도의회에 장기간 이어진 규제로 인해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며 이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는 청원을 제출한데 이어, 그달 열린 도정 질문에서 오영훈 지사가 "조기 해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하며 급물살을 탔다.
이후 제주도는 지난해 12월 도시계획·부동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해제 범위 등을 검토해왔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시점은 다음달 중순이 유력하다. 도는 내달 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범위 등을 공고할 계획으로, 공고문에 효력 발생 시기가 명시되지 않으면 5일 후 법적 효력이 부여된다. 제주도는 이런 절차를 최대한 단축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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