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대정읍 양식장을 찾아 고수온 피해현장을 찾아 점검하는 위성곤 지사. 제주자치도 제공
[한라일보] 바다 수온이 치솟아도 바닷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서부지역 양식장들이 폐사 피해 예방을 위해 수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염지하수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이에 위성곤 제주지사는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찬반 논란이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임 도정은 서부지역에서 염지하수를 추가 개발하면 자원 고갈과, 해수 침투 우려가 높다며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4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올여름 고수온에 따른 폐사 피해를 입었다고 신고한 도내 양식장은 이날 기준 총 10곳으로, 피해 규모는 5만2000여마리에 이른다.
피해 양식장은 모두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넙치를 키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피해가 한 쪽에 쏠린 이유는 이들 양식장이 고수온에 상대적으로 더 취약해서다.
다른 지역 양식장은 수온이 연중 17°C 내외로 일정한 염지하수를 끌어다 쓸 수 있어 여름에도 폐사 사례가 없는 편이지만, 서부지역은 지난 2008년 지하수자원특별관리구역이 지정돼 그 이후부턴 추가 염지하수 개발이 사실상 막혀 있다.
수온이 오르면 물 속에 녹아 있는 산소량이 급격히 감소해 양식 생물이 폐사한다.
도내 양식장 370여곳 중 3분의1인 100여곳이 서귀포시 대정읍과 제주시 한경면 등 서부지역에 몰려 있다.
서부지역이 지하수특별관리구역으로 십수년째 묶인 이유는 지하수 부존량이 가장 적고, 해수 침투 피해도 일어나기 때문이다.
2022년 수립된 제주도 통합물관리계획에 따르면 4개 권역별 지하수 연간 함양량은 북부 491억9600만㎥, 남부 593억22000만㎥, 동부 541억7000만㎥, 서부 235억2500만㎥이다.
또 제주특별법은 해수 침투 우려가 높거나 지하수 사용이 과다한 곳을 지하수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해 개발과 이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서부지역 양식업계는 산소 농도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액화산소 투입만으로는 고수온 피해를 예방할 수 없다며 지난 1일 위성곤 지사에게 고수온 시기에 한해 염지하수를 제한적으로 공급 받을 수 있게 공공용 관정을 개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위 지사는 "서부지역 양식장의 반복되는 고수온 피해를 줄이기 위해 염지하수 활용 문제를 지하수 보전과 양식어업인의 생존을 함께 고려해 관계 부서와 제도 개선 가능성을 검토해보겠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지하수 연구자들은 염지하수 취수를 추가 허용할 경우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주지하수연구센터 김민철 박사는 "동부 지층 구조는 담수(지하수)층과 염지하수층 경계가 뚜렷하지만 서부는 지층을 수직적으로 볼 때 특정 지점에선 염지하수층이 나타났다가 특정 지점에선 담수층이 나타나는 등 혼재되다보니 염지하수에 담수가 섞여 있는 비율도 50% 가량이다"며 "따라서 염지하수 10t을 취수하는 것은 담수 5t을 취수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압력 차이로 해수면이 상승해 담수의 빈 공간을 해수가 차지하는 해수 침투가 발생할 우려가 높다"고 말했다.
또 김 박사는 "특히 양식장 관정 1개 당 하루 사용량은 1만t 수준으로 다른 공공 관정에 비해 사용량이 10배에 이른다"고 말했다.
양식장 운영 특성상 지하수 과다 사용-해수 침투로 이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제주도는 서부지역 양식장의 염지하수 활용 가능성은 장기적으로 검토해야한다며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도 관계자는 "서부지역 피해가 반복되다보니 염지하수 활용 방안을 한번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지, 아직 구체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며 "지하수 보존 문제도 있기 때문에 물정책과 등 여러 관계 부서들의 의견도 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영훈 전 지사는 지난해 11월 도정질문에서 서부지역 양식장들이 염지하수를 쓸 수 있에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서 해제해야 한다는 양용만 전 제주도의원 요구에 "서부 유역 염지하수 취수와 해수 침투의 상관관계가 확인됐다"며 사실상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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