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중학교 교사 유가족과 교사유가족협의회 등이 6일 제주동부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해당 교사가 근무했던 중학교 교장, 교감에게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경찰의 결정에 대해 유감을 표하고 있다. 김지은기자
[한라일보] 악성 민원에 시달렸던 제주 중학교 교사가 사망한 지 1년이 넘도록 제주도교육청의 진상조사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가족 측과 고의숙 교육감이 진상조사 방안 등을 두고 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본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교사의 유가족과 교사유가족협의회는 지난 5일 고의숙 제주도교육감과 면담했다. 30분간 이어진 이날 면담에서 유가족 측은 향후 같은 일이 반복됐을 때의 진상조사를 비롯해 순직 심의 지원, 순직자 예우, 유가족 지원 방안 등을 검토해 줄 것을 요청했다.
유가족을 비롯해 교원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해 왔던 이전 진상조사에 대한 의견도 오간 것으로 확인됐다. 유가족 측은 지난해 12월 교육청이 발표한 진상조사 결과가 사실상 내부 인원으로 부실하게 진행된 '셀프 조사'였다며 외부 기관과의 재조사를 촉구해 왔다. 이와 관련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하기도 했지만, 감사원은 지난 6월 도교육청에 대한 추가 감사 없이 '종결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그 사유가 교육청의 진상조사 결과에 문제가 없다는 것과는 무관하다며 여전히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경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장은 "교육청에 대한 공익감사가 청구된 뒤에 교육청이 (진상조사 결과에 대한) 자체 감사를 했다고 한다. 감사원은 교육청이 별 문제가 없다고 한 자체 감사 결과를 보고 '더 들여다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그게 명분이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만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측도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넘게 지났다는 점에서 추가 자료 확보 등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를 고려해 유가족 측도 기존에 요구했던 진상조사보다 현실적인 방안을 고 교육감에게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 교육감 체제로 전환된 만큼 내부 자체 감사를 다시 하거나 교육감이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직접 감사를 청구하는 등의 방식으로 이전 진상조사의 문제를 살펴달라는 요구다.
이에 고 교육감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교육감은 6·3 지방선거 후보자 당시부터 해당 사건의 진상조사를 다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었다.
면담에 참석했던 박두용 교사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제 막 대화를 시작했고 교육청도 법률 근거 등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교육감으로부터) 취지에 공감하니 긍정적으로 생각해 검토하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어떤 방식이든 시작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가족과 교사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제주동부경찰서 민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 교사가 근무했던 중학교 교장과 교감에 대한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항의하는 이의신청서를 접수했다. 앞서 유가족은 교사의 병가 요청을 반려하고도 이를 누락한 허위 경위서를 작성하고 악성 민원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지난 2월 이들 학교 관리자를 경찰에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립학교 소속 교직원은 교육공무원 신분이 아니라는 점을 들어 직무유기죄와 허위공문서작성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
■한라일보 기사제보▷카카오톡 : '한라일보' 또는 '한라일보 뉴스'를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 064-750-2200 ▷문자 : 010-3337-2531 ▷이메일 : hl@ihalla.com
▶한라일보 유튜브 구독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