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교제살인, 4차례 피해 신고에도 못 막았다

제주 교제살인, 4차례 피해 신고에도 못 막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스토킹·성폭력·교제폭력 신고 잇따라
범행 당시 피의자가 스마트워치 강제로 뜯어 신고 못해
경찰 "피해자 사건 접수·처벌 원치 않아 조사 안 이뤄져"
스마트워치 지급 후에도 피해 지속… 전화·직장 찾아와
  • 입력 : 2026. 10.13(화) 12:55  수정 : 2026. 10. 13(화) 13:28
  • 양유리 기자 glassy38@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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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부경찰서 전경. 한라일보DB

[한라일보] 제주에서 40대 여성이 헤어진 연인에게 살해당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가 이전에도 4차례에 걸쳐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으로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범행 당시 피해자는 스마트워치를 착용하고 있었으나 피의자가 강제로 뜯어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제주서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60대 남성 A씨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지난 12일 새벽 1시38분쯤 제주시 연동 소재 오피스텔 앞에서 40대 여성 B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범행 직후 도주한 A씨를 이날 새벽 5시8분쯤 제주시 건입동 노상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와 B씨는 전 연인 관계로 파악됐다.

A씨는 범행 당일 귀가하던 피해자를 차로 강제로 끌고간 뒤 흉기로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차를 타고 도주했으며, 피해자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범행 당시 A씨는 B씨가 차고 있던 스마트워치를 강제로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마트워치는 밴드와 시계 본체가 분리된 채 범행 현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이에 B씨가 스마트워치로 112신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범행에 사용한 흉기에 대해 한달 전 개인적인 목적으로 구매해 차량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동기에 관해서는 "B씨의 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는데 갚지 않아 대화를 시도했으나 응하지 않아 찾아가 범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실제 금전 관계를 파악하는 한편 이전에도 수 차례에 걸쳐 A씨에 대한 스토킹 및 교제폭력, 성폭력 신고가 접수된 점 등을 토대로 결별에 따른 범행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B씨는 지난해 10월 두 차례에 걸쳐 A씨가 자신을 스토킹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성폭력, 5월에는 직장으로 찾아온다며 교제폭력으로 신고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사건 접수와 피해자 진술을 요청했으나 B씨가 지속적으로 거부해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성 범죄 신고 이후 B씨에 대한 모니터링도 실시했다고 덧붙였다.

모니터링 과정에서 A씨가 지난 9월에 두 차례 B씨의 직장에 찾아온 사실도 파악됐다. 이에 경찰은 지난달 16일 B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22일 호신용 경보기까지 지급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A씨는 다시 한 번 B씨의 직장을 찾아가고, 수시로 전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에게 사건 처리와 진술을 지속적으로 설득하고, 대면 면담을 실시했으나 처벌 불원서까지 제출하며 거부 의사를 밝혀 왔다"며 "피해를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해 긴급응급초지 등 안전조치를 실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살인 혐의 등을 적용해 금일 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등을 토대로 성범죄 등 여죄 여부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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