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크레파스와 인연…제주 한중옥 개인전 '백만 번의 칼질'

반세기 크레파스와 인연…제주 한중옥 개인전 '백만 번의 칼질'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 선정 전시 오는 4~23일
  • 입력 : 2026. 11.03(화) 17:55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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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옥의 '시간과 인식'. 제주갤러리 제공

[한라일보] 종이와 크레파스, 칼이 그의 주된 작업 재료다. 그는 검은 종이 위에 크레파스로 다양한 색채를 두껍게 쌓아 올린 뒤 날카로운 칼끝과 칼날로 표면을 긁고 벗겨내며 형상을 드러낸다. 물감을 더하거나 선을 그어 이미지를 완성하는 일반적인 회화 작업이 아니라 쌓아진 색층을 깎아내고 지워내며 이미지를 표현한다. 반복적이고 집요한 과정을 거쳐 비로소 한 작품이 완성된다.

이달 4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에 자리한 제주갤러리에서 열리는 제주 한중옥 개인전 '백만 번의 칼질'이다. 2026 제주갤러리 공모 선정 전시로 '크레파스와의 인연, 그 50년'이라는 부제 아래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선보여 온 작가의 작업 세계를 조명한다.

출품작들은 제주 바닷가의 돌을 주요 소재로 삼아 자연이 빚어낸 표면의 흔적과 시간의 층위를 화면 위에 풀어낸다. 화면을 가득 채운 돌의 표면은 육중한 산의 모습으로, 때로는 추상적인 회화의 장면으로 다가온다.

박영택 평론가는 "돌의 피부에 새겨진 수많은 선과 틈, 점과 주름은 자연의 흔적이면서 동시에 독립적인 회화적 요소가 된다"며 "관객은 익숙한 돌에서 낯설고도 환상적인 형상을 마주하게 된다"고 했다. 오프닝은 4일 오후 4시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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