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유혹하는 도박, 흔들리는 가정

[한라칼럼]유혹하는 도박, 흔들리는 가정
  • 입력 : 2017. 07.04(화) 00:00
  • 우정애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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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항상 결과가 예상되는 합리적인 선택만을 하는 것이 아니며 결과가 불확실한 모험을 선택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우연성이 개재되어 있어 '인생은 도박'이란 말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러한 말 그대로 도박에 숨어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도박문제에 대한 의견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요즘,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도박이 많아져 도박폐해가 늘었다는 '기관차' 효과를 주장하는 사람이나 합법도박을 규제하면 불법도박이 성행한다는 '풍선효과'를 강조하는 사람 모두 도박산업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대의 흐름은 인터넷의 영향으로 한 국가의 규제나 대응만으로는 책임도박을 구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쯤 되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그동안 수많은 도박자와 그 가족들이 도박중독으로 인해 절망의 늪에 빠져 온갖 고통으로 신음하면서도 도박중독의 문제를 부도덕의 소치나 종교상의 죄로 간주하는 주변의 시선 때문에 치유의 길을 걷지 못하고 방치되어 왔다. 특히, 좁은 지역적 환경, 친척눈치 등등의 이유로 드러내 치유받길 꺼려해 온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도박중독 상담 현장에서는 개인은 물론 가족 모두 정신적, 경제적으로 황폐해지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속수무책의 상황에서 상담실을 찾기 때문에 더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더구나 재미로 즐기는 게임 속에 도박성분이 숨어있고 현금 또한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될 수 있는 인터넷 환경에서 이제 도박은 특정인만 즐기는 것이 아닌 우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사교성도박이 되어 언제 심해질지 모르는 모두의 문제가 되어버렸다.

유념해야 할 점은 중독 증세가 심할수록 "언제라도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으니 문제될 일은 없습니다"라고 문제를 축소시켜 자신의 회복의 길을 스스로 방해하며 가족을 혼란시키기 때문에 도박중독에 대한 가족교육은 시급한 문제로 다뤄져야 하는 것이다.

결국 '도박중독이다, 충동장애다'라는 진단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우연과 확률에 기대어 인간의 나약함으로 헛된 희망을 꿈꾸고 있는 도박중독자에게 치유의 길로 들어서는 데는 분명히 '본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주지하다시피 국가는 병들고 아픈 사람을 돌봐야 할 책임이 있다. 국민들이 건강하고 즐거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적절한 대책을 시행해야 할 의무도 있다. 하물며 도박사업을 허가하여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는 이상 도박중독자의 치유뿐만 아니라 중독을 예방해야 하는 일에도 힘써야 함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무리 개인이 선택한 도박이라 해도 말이다.

때문에 도박사업자들은 개개인들이 보다 신중히 오락을 즐기도록 하는 다양한 계도활동을 펼침과 아울러 도박중독자들의 치유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그동안 제주사회의 도박문제는 가끔 언론을 통해 그 심각성이 보도되어 왔지만 이제 더 이상 눈에 보이지 않는 개인의 일로 취급하여 가정을 멍들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이 '순간의 멈춤'을 알리고 돈을 딸 수 없음을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예방이나 회복프로그램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자유의지를 빼앗기고 도박충동의 노예로 살아가는 도박중독자에 대한 많은 우려와 관심을 갖기 시작하여 예방과 치유를 위한 사회적·제도적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에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 제주는 병적도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이를 예방하기 위한 토론, 대화, 논쟁이 필요한 때이다.

<우정애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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