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치매 심한 제주에 안심병원 설치 안된다니

[사설]치매 심한 제주에 안심병원 설치 안된다니
  • 입력 : 2017. 09.25(월) 00:00
  • 김병준 기자 bjkim@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치매에 대한 두려움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환자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 주변을 보더라도 치매가족은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10중 1명이 치매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제주는 전국에서도 치매환자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더욱 더 염려된다.

인구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제주는 치매유병률이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치매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게 현실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 수는 2012년 7938명에서 2013년 8406명, 2014년 8882명, 2015년 9541명에 이어 지난해 1만217명으로 1만명을 넘어섰다. 불과 4년새 30%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7월말 현재 치매환자 수는 1만888명으로 치매유병률(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치매질환자 비율) 12.13%를 기록하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다. 이같은 추세라면 10년 후인 2027년에는 치매환자가 1만8000명(유병률 12.6%)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는 그래서 국민적 관심이 매우 높을 수밖에 없다. 보건복지부가 얼마전 치매 국가책임제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지역사회 치매안심센터 확대 설치를 비롯 ▷치매안심요양병원 건립 ▷치매 의료비 90% 건강보험 적용 ▷치매환자 돌봄 위한 사회복지사·간호사 등 인력 확충 ▷장기요양 치매수급자 본인부담 상한제 도입 ▷치매 예방 및 치매 친화적 환경 조성 등이다. 정부가 치매 국가책임제를 추진하는 것은 다른게 아니다. 치매환자와 가족이 짊어지던 고통과 부담을 국가가 덜어주고 치매로 인한 사회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그런데 치매유병률이 가장 높은 제주는 사실상 치매 국가책임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의 치매 국가책임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치매안심병원을 설치할 수 없게 돼서다. 제주에는 치매안심병원 운영을 위해 필요한 공립요양병원이 없기 때문이다. 전국에서 치매가 가장 심각한 제주에 치매안심병원을 설치할 수 없다는게 말이 안된다. 제주도는 치매환자 지원을 위한 인프라와 함께 치매전문인력 확충에 발벗고 나서야 한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9086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