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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우의 한라칼럼]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김경섭 기자 kks@ihalla.com
입력 : 2019. 06.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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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과 마주치며 다가오는 올해 여름도 심상치 않을 듯하다. 앞으로만 향해 내닫는 시간에서 여름이야 해마다 오고가는 것이지만 초입부터 섭씨 30℃를 웃도는 무더위를 앞세우며 다가오니 말이다. 들과 밭 주변에는 찔레가 하얀 찔레꽃 향기가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오고 벌들이 바쁘게 잉잉거린다. 찔레라는 식물과 벌이라는 동물은 어쩌면 수십만 전부터 이러한 관계를 맺어왔을 것이다. 이 거래를 위해 찔레는 초봄부터 연두에서 진초록으로 이파리를 펴서 햇빛을 받아들여 뿌리에서 끌어올린 물과 광합성에 필요한 영양분으로 꽃과 꿀을 만드는 것이다. 식물은 엄청난 에너지를 통해 만든 꿀을 희생하는 대신 암술과 수술이 만나 후손을 탄생시킬 수 있고, 벌은 꿀로 새끼를 부양할 수 있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자신의 후손을 만드는 일이 본능이기에 자신과 후손을 위한 위대한 거래다.

그렇다면 지구를 지배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는 우리들은 어떠한가. 녹음이 우거진 한라산 턱 밑에서부터 찔레꽃과 고사리와 억새로 덤불을 이룬 곶자왈과 사람들이 모여 사는 해안에 이르기까지 중장비가 들어와 건물을 짓고 널찍한 도로를 뚫어 식물이 자랄 수 있는 힘을 빼앗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럴 듯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건물이 들어서고 도로가 번듯하게 뚫리면 엄청난 혜택이 돌아간다고 주민을 설득한다. 대대손손 농사를 짓고 서로 부대끼며 잘 살아왔던 농경지를 갈아엎고 말과 소를 놓아 방목하던 오름자락을 잘라내어 새로운 공항을 만들면 그 과정에서 현재의 최대 과심사인 일자리가 생긴다고 말한다.

그리고 많은 관광객이 들어와 제주가 발전하고 더 많은 세금을 거둘 수 있고, 이 세금으로 길을 빼고 잘 먹고 잘 살 수 있으며, 세계와 연결된 섬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꼬드기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살던 덩치가 크고 사나운 맹수들을 들여와 곶자왈에 풀어놓고 그곳을 밀어서 숙박시설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단다. 성산일출봉과 대칭점에 있는 송악산도 개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수십 년 된 아름드리나무를 잘라내며 도로를 넓히고 있다. 이를 말리는 시민들을 아랑곳하지 않고 밀어붙이고 있다. 관광객들이 넘쳐나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도 다시 잘라내고 부수고 있다. 차분하고 소박한 삶을 찾아 제주에 왔던 사람들은 자연이 숨 쉬는 다른 지방으로 떠나고 있고, 제주에 매력을 느껴 제주를 찾았던 사람들은 제주를 외면할지도 모른다.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도 예측할 수 있다. 강정동에 해군기지를 민군관광미항이라는 미명 아래 바닷가에 까마귀쪽나무가 자라던 구럼비바위와 해안선을 폭파하고 매립하면서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폭행하고, 인권을 무시한 행위를 하면서 완성했지만 마음과 몸으로 겪었던 고통만큼 우리 삶의 질이 나아졌는가. 제주의 공동체를 해체하고 있는 이 행태는 벗어나야 한다. 시간은 앞으로만 간다. 부수면 공간도 되돌릴 수 없다. 후손도 생각하는 식물과 동물의 진화된 거래방식을 배워야 한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는다. <송창우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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