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희생자 유해 2구 70여 년 만에 신원 확인

제주 4·3희생자 유해 2구 70여 년 만에 신원 확인
지난 2007~2008년 제주공항 부지서 발굴
故 김희숙·강정호씨…오는 24일 보고회
  • 입력 : 2025. 02.14(금) 10:56  수정 : 2025. 02. 17(월) 11:28
  • 이상민기자 hasm@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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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 제주 4·3 당시 행방불명 된 희생자들의 신원이 확인돼 70여 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온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지난 2007년과 2008년 제주공항(정뜨르비행장) 부지에서 각각 발굴한 유해 2구의 유전자 정보를 확인해 이들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14일 밝혔다.

2007년 발굴된 유해는 제주시 한림면 저지리 출신 고(故) 김희숙(행불 당시 나이 27세)씨로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예비검속에 휘말려 섯알오름에 끌려갔다가 제주공항 부지에서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발굴된 유해는 서귀포시 성산면 출신 고 강정호(행불 당시 22세)씨다. 강씨는 국방경비대 제9연대 소속 군인으로 복무하다 1948년 행방불명된 이후 희생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9연대는 4·3 당시 중산간지역에서 초토화작전을 주도한 부대로, 1948년 제주 출신 9연대 군인들이 양민을 상대로 한 부당한 작전을 거부하고 탈영했다가 붙잡혀 사형 당한 기록이 있다.

다만 강씨가 당시 탈영병들 중 한명이었는지, 제주 출신이라는 이유로 무장대 프착치로 오인받아 희생 당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제주도는 밝혔다.

두 희생자의 신원 확인은 유가족의 적극적인 유전자 검사 참여 덕분이었다. 김희숙 씨는 손자의 채혈을 통해, 강정호 씨는 조카의 채혈로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제주도는 오는 24일 오후 2시 제주4·3평화공원 내 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김 씨와 강 씨에 대한 신원 확인 보고회를 연다.

한편 제주도는 2006년 제주시 화북동 화북천에서 11구의 4·3희생자 유해를 발굴한 것을 시작으로 도내 곳곳에서 희생자를 찾는 데 주력해왔다. 이후 2007~2009년 제주국제공항에서 유해 388구를 발굴했으며, 2010~2021년 표선면 가시리 외 8개소(12구), 2023년 안덕면 동광리(2구), 2024년 애월읍 봉성리(4구) 등에서 총 417구의 유해를 발굴했다. 이 중 총 147명의 신원이 확인돼 가족 품으로 돌아갔다.

제주도와 제주4·3평화재단은 희생자들의 신원을 찾기 위해 올해도 유해 발굴과 유전자 감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2023년 도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신원이 확인된 사례를 토대로 대전 골령골 학살터와 경산 코발트광산, 전주 황방산일대에 암매장 된 유해들에서도 4·3 수형인들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유전자 감식과 대조작업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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