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시작하며] 황혼 이혼은 행복할까

잠깐의 행복을 위해 황혼 이혼을 결심한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좀 더 참으면 안 되는 것일까. 성장한 자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침을 도외시하는 것이다. 어차피 30년 가까이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다가 결혼에 이…

[하루를 시작하며] 다양성을 인정할 줄 아는 사회

내 어릴 적 기억에서 학교에서의 체육시간은 그다지 유쾌하지 않다. 당시 군사정권은 초등학생들에게도 '질서경진대회'라는 명목으로 제식훈련을 시켰다. 어린 우리들은 "앞으로 가! 뒤로 가! 좌로 가! 우로 가!"라는 선생님의 …

[하루를 시작하며] 거울을 보는 사람

사람을 두고 만물의 영장이라고 부르듯이 거울을 볼 줄 아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다. 거울을 제대로 본다는 것은 거울 속에 나타난 자기 모습의 외현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숨겨진 내현까지 꿰뚫어 볼 수 있는 혜안과 심안이 있…

[하루를 시작하며] 복원(復元)의 의미

중학생 20여명을 데리고 구좌읍 하도리 별방진성을 찾은 적이 있다. 우리고장 역사유적 탐방 프로그램 일정의 하나였다. 성의 축성연대와 별방진의 역할, 성의 구조 등을 설명했다. 성벽에는 치성(雉城)과 옹성(甕城)이라는 부분…

[하루를 시작하며] '천지연 생수 궤' 유감

육묘장 일도 이제 마무리 수순이다. 숨 가쁘던 1년, 애기 돌보듯 시어 다듬듯 정성을 다한 1년이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으랴만, 한여름의 그 하루하루를 건너기가 어머니 물숨 참듯 하였던 것이다. 비로소 긴장도 풀리…

[하루를 시작하며]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새삼 신동욱의 시구가 가슴을 치는 이유는 뭘까? 우리 교육 현장에 넘치는 이념 껍데기들 때문이다. 이념이란 얼마나 숭고한 말인가! 유치환의 '이념의 푯대'라든지 홍익인간의 …

[하루를 시작하며] 직함의 가치에 대하여

가을이다. 뜨거움을 토해내던 한여름 태양이 눅져간다. 청춘의 거친 함성처럼 강렬하던 8월의 열기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심해(深海)를 퍼 올린 듯 창공에 걸려있는 코발트빛 가을. 서귀포아낙이 가슴설레는 청귤밭의 무게에 …

[하루를 시작하며] '묵살과 협치'의 피 흘리지 않는 전쟁

그리스로마신화에 트로이의 왕녀 카산드라의 얘기가 있다. 카산드라를 사랑한 신 아폴론은 그녀에게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을 선물했는데도 그의 사랑이 좌절되자 그녀가 자신의 얼굴에 침을 뱉게 하여 그 예언의 효력을 없애…

[하루를 시작하며] 가족이 함께 하는 타이름시스템 운영과 자녀교육

아동학대가 가정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잊을만하면 들린다. 지난 8월 초쯤 언론보도에 따르면 아동 10명 중 7~8명이, 그리고 9월 7일 KBS1 TV에 의하면 82%가 가정의 부모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자녀를 아끼고 위하여 온 …

[하루를 시작하며] 복원해야 할 제주문화

아주 어릴 적 집에 제사가 있던 다음날이면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작은 차롱에 떡과 고기 반을 넣고 동네 집집마다 배달하는 것이다. 눈곱도 채 떼지 못하고 부스스한 채 떡반을 들고 다니는 내게 동네 어른들은 착하다고 칭…

[하루를 시작하며] 미리 내러, 미리내로

#1 술 냄새가 난다. 간밤 술기운이 다 가시지 않았을까. 그날 첫 손님은 돈을 좀 달라고 했다. 배고파 빵이라도 사 먹어야겠다고. 마침 커피에 빵을 먹던 나는 동아리 소풍 도시락을 혼자 먹다 들킨 사람처럼 더 미안해져서 지폐 …

[하루를 시작하며] 바람처럼 왔다가 바람 길로 떠난 작가, 김영갑

"진정한 자유인이 되고 싶어 홀로 걸었다. 자유로운 만큼 고통도 따랐다. 그러나 자유로운 삶의 어두운 부분도 내 몫이기에 기꺼이 감수했다." - 김영갑 [그 섬에 내가 있었네] 中 지난 5월 29일은 故김영갑 사진작가가 바람 따라…

[하루를 시작하며] 합수(合水) 머리에서 길을 본다

올해는 유난히도 복더위가 맹위를 부린다. 아스팔트길에서 올라오는 복사열까지 온몸을 파고들어 불쾌지수를 고조시킨다. 허나 생명력이 있는 한, 움직이며 사는 게 우리네 삶의 전형이 아닌가. 세상사엔 숱한 길이 있다하여…

[하루를 시작하며] 다른 모든 것을 잊게 하는 달

올해 제주의 여름은 유난히 덥다. 이제 팔월도 이 더위와 한동안 씨름을 해야만 한다. 그런데 인디언 쇼니족 추장 테쿰세의 메시지와 쇼니족이 명명한 팔월의 이름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아침 햇빛에 감사…

[하루를 시작하며] 화가 이중섭 그리고 마사코

그녀의 이름은 야마모토 마사코라 했다. 잠시 동안이겠지만 이남덕이란 이름으로도 불린 적이 있는 여인. 1921년생이니 우리 나이로 올해 95세가 된다. 그녀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다큐멘터리 "두 개의 조국, 하나의 사랑"을 보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