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20)

강준 작/고재만 그림 8-1. 기회는 날개가 달렸다. 온 나라가 한일월드컵의 열풍 속에 잠겼을 때, 제주국제자유도시 특별법이 시행됐다. 권용찬이 서울에 있는 신문사에 견습 사원으로 입사하여 기자 일을 배울 때였다. 제주 출…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9)

강준 작/고재만 그림 7-3. 카이로스를 붙잡다 "필승!" 얘가 무슨 뚱딴지같은 소릴 하지? 생각하는데, 같은 내무반 김 일병이 PX에서 간식을 사고 지나가다가 이죽거렸다. "권 병장님, 여친 분 예쁘지 말입니다." 용찬은 얼른 …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8)

강준 작/고재만 그림 7-2. 카이로스를 붙잡다 그 후로 은행장과는 친형제처럼 친해졌고, 은행장은 장석규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장석규는 평소 건설 담당 공무원들과 교류하면서 고급정보들을 많이 얻었다. 머…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7)

강준 작/고재만 그림 7-1. 카이로스를 붙잡다 시간이 화살처럼 빠르다고 느끼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게 산 사람이다. 용찬의 대학 생활도 그렇게 바쁘게 흘러갔다. 동해 용왕의 아들 처용이 인간 세상에 나와 인간들 사…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6)

강준 작/고재만 그림6-3. 대륙에서의 며칠 낭패감에 젖은 그들의 모습이 안 돼 보였던지, 인민복을 입은 공사 관리자가 다가오더니 당 위원회를 찾아 가보라고 했다. 당 위원회 사무실은 권위를 상징하듯 당당하고 위엄 있는 …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5)

강준 작/고재만 그림6-2. 대륙에서의 며칠 그들은 급할 게 없다. 주어진 일을 근무 시간 안에만 처리하면 그만이다. 하나의 일이 끝나면 또 다른 일거리가 주어지고, 교대 근무자가 할 일도 남겨 둬야 하므로 서두르는 법이 없다…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4)

강준 작/고재만 그림6-1. 대륙에서의 며칠 위급한 상황을 닥쳐보면 사람들의 성향과 인간성이 드러난다. 누구는 피하고 누구는 체념하며 포기하고 누구는 맞서 이겨 낸다. 화재 이후 왕강룡 씨는 모진 고통을 인내해야 했다. …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3)

강준 작/고재만 그림5-3. 사랑과 미움의 간극 "그게 다 반골 기질을 물려받아서 그렇다는 거야""여자들이 경제권을 쥐고 있었거든. 헌데 남자들은 하는 일 없이 큰소리만 쳤지""그래서 그런 꼴 못 참는 부인들이 이혼을 요구했…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2)

강준 작/고재만 그림5-2. 사랑과 미움의 간극 용찬은 대학 입학원서를 내고 시골집에 내려와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배를 깔고 누워 소설책을 읽는데, 자동차 클랙슨 소리에 이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금산이라…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1)

강준 작/고재만 그림 5-1. 사랑과 미움의 간극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면서 새잎을 만들고, 나이테 한 줄을 더 한다. 집안 내력을 알게 된 용찬은 커다란 충격을 받고 흔들렸다. 해연을 생각할 때마다 가슴은 무너져 내렸다. 눈물…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10)

강준 작/고재만 그림 4-2. 어쩌다 그런 인연 상원리는 제주시와 가까운 곳에 있는 읍사무소 소재지 마을이다. 마을은 해안가에 조성되어 있으나 면적은 넓어서 한라산 자락까지 맞닿아 있다. 밭에서는 보리, 취나물, 양배추, …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9)

강준 작/고재만 그림 4-1. 어쩌다 그런 인연 바람이 부드러워지더니 메마른 들판에 샛노란 유채꽃이 무더기로 피어났다. 2학년이 되자 자율학습 시간이 늘었고 용찬의 마음도 바빠졌다. 금산은 자동차 정비를 배우기 위해 부…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8)

강준 작/고재만 화 3-2. 꿈 그리고 별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따라 간간이 바람이 불어왔으나 아스팔트의 열기를 밀어내진 못했다. 그들은 거대한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자신들의 첫 미팅이 잘되길 빌면서 경건한 미음으로 …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7)

강준 작/고재만 그림 3-1. 꿈 그리고 별 장대비 한 번 시원하게 내리지 않고 장마가 끝났다. 낮 동안 달구어진 도시는 한밤 습한 바닷바람에도 식을 줄 몰랐다. 사람들은 열대야로 잠을 설쳤지만 삼총사는 섬을 탈출할 설렘으…

[강준 장편 연재] 갈바람 광시곡(6)

강준 작/고재만 그림 2-3. 청춘들의 우격다짐 "학교 그만두고 나처럼 짱꿰 짓 할 거여?" "아버진 못 배워서 면발이나 두들기고 있어요? 이리저리 뜯기고 외상값 못 받아서 장사 못 해 먹겠다면서요?" "이 녀석아, 그만큼 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