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입니다<1>]물, 너무 '물쓰듯' 헤프게 쓴다

[물은 생명입니다<1>]물, 너무 '물쓰듯' 헤프게 쓴다
  • 입력 : 2003. 03.05(수) 00:00
  • /사진=강희만기자 hm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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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UN이 정한 ‘세계 물의 해’로, 오는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은 모든 생물이 생명을 유지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다.

 20세기 분쟁의 원인이 ‘석유’였다면 21세기는 ‘물’이 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오는 2006년부터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것을 비롯 생명수인 물의 소중함을 모르는 사람들이 아직 너무나 많은 게 우리의 현실이다. 이에따라 본보에서는 ‘물의 해와 달’을 맞아 소중한 자원인 물 절약방안과 그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특집기획물인 ‘물은 생명입니다’를 심층·장기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편집자註>

<프롤로그>

 “호텔 커피 한잔 값도 안되는 물값을 제대로 내지 않아 체납된 자가 제주시에만 1만8천여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체납액을 받기 위해 단수를 하게 되면 시청을 찾아 난리를 칩니다. 물을 공짜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처럼 물을 헤프게 쓸 경우 제주지역도 조만간 큰 코를 다치게 됩니다.”

 제주시청 수도과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근무상 애로와 시민의 물 씀씀이에 대한 경고다.

 제주시지역 물사용량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98년 3천3백66톤이었던 것이 2000년 3천4백10톤, 2001년 3천4백75톤 그리고 지난해 처음으로 3천5백톤을 넘어 3천5백32톤이나 되고 있다.

 1일 최고 물사용량만 하더라도 지난 98년 13만9천8백톤에서 2001년 13만9천1백30톤, 그리고 지난해 14만4천7백10톤이나 됐다.

 제주시의 하루 시설용량이 15만9천5백톤이고 보면 올해부터는 여름철 비상근무를 예사로 해야할 판이다.

 물 사용량이 줄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물값이 너무 싸서 너무 헤프게 쓰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물쓰듯’하는 데서 비롯되고 있다. 수돗물 1톤 값이 커피 한잔 값보다 못한 게 현실이다.

 생산원가의 75%∼80%수준인 물값을 현실화해 시민들 스스로 물의 귀함을 깨닫고 절약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그래서 나온다.

 우리나라 물소비량은 1천달러당 43.1ℓ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소득이 우리보다 높은 호주(23ℓ), 미국(24.6ℓ), 영국(22.2ℓ), 일본(11.4ℓ), 프랑스(8.3ℓ)보다 많다.

 당국이 아무리 중요성을 강조해도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으면 소용없다. 대중 목욕탕이나 가정에서 샤워기를 틀어 놓은 채 양치질을 하거나 비누칠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한다면 대책이 없다.

 제주시도 적극 나서야 할 때다. 다양한 물절약시책을 발굴해 지속적인 홍보를 하고 ‘맑은 물 사랑운동’, ‘절수 운동’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 시점이다.

 유엔이 올해를 ‘물의 해’로 지정한 이유는 이제서야 물의 중요성을 인식해서가 아니다. 물이 이제는 ‘인간의 기본적 인권의 하나’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 위해서다. 다름아닌 물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오태현기자 thoh@hallailbo.co.kr



[사진설명]한라산 계곡 사이로 시원하게 흐르는 물. 그러나 우리나라가 오는 2006년부터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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