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생명입니다<8>]남군 서부지역 젖줄 '서림유원지'

[물은 생명입니다<8>]남군 서부지역 젖줄 '서림유원지'

양돈장 이전이냐… 폐수처리시설 설치냐
  • 입력 : 2003. 04.24(목)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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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림수원지의 중요성=서림수원지는 대정·안덕지역 3만여 명의 식수원이다. 그만큼 서림수원지는 30개 마을의 생명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군 전체 상수원 63곳 가운데 용천수(심층 지하수)는 3곳으로 이중 서림수원지는 단일 규모로는 가장 크다.

 모두 131억여 원이 투입된 서림수원지는 90년 이전 1일 취수량 1천7백톤에서 99년 이후 2단계 시설 확충 등으로 인해 1만5천톤까지 확대됐다.

 서림정수장은 부지 2만7천8백53㎡에 취수시설 정수시설 송수시설 가압장 배수지 등과 크레인과 발전기를 갖추고 있다.

 서림정수장의 급수망은 담수가 유공관을 통해 취수정으로 옮겨지면 착수정, 여과지, 여과지 정수지, 가시악 배수지를 거쳐 가시악 가압장과 모슬봉 배수지로 나뉘어 급수되고 있다.

 △서림수원지 안전한가=수원지 주변은 구조적으로 오염으로부터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상류지역에 각종 오염원들이 들어서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눈총을 받는 것이 양돈단지다.

 서림수원지 주변 지질구조는 숨골 49개, 곶자왈 1.46㎢ 등 전체적으로 투수성 구조가 넓게 자리잡고 있다.

 여기다 상류인 동일2리 지역은 양돈장들이 대거 들어서 있어 축산폐수로 인한 오염 가능성이 큰 것이 현실이다. 실제 2000년 남군이 제주발전연구원과 함께 발표한 서림수원지 보호 방안 연구에 따르면 축산폐수에 의한 오염발생 부하량은 전체 오염원 가운데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남군에서는 서림수원지를 축산폐수로 인한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올해 하반기내에 축산폐수 공공처리시설을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로부터는 “비만 오면 뿌연 흙탕물이 나오는 등 수원지 주변 오염 상태가 심각해 식수로 사용하는데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남군에서는 어떻게 하고 있나=서림정수장이 집중호우때마다 흙탕물이 유입돼 급수가 중단되는가 하면 이로 인한 상수도 수질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불신감이 증폭되고 있음에 따라 남제주군은 지난 2001년 9월 급속 정수시설을 갖추는 등 수질개선 작업을 벌였다.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상수도 행정으로 민원인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누수신고보상제를 병행하고 수자원보존을 위한 홍보활동에도 나서고 있다.

 상수도 수질검사에도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주민신뢰도를 확산하는 등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질 관리에 만전을 다하는 한편 전문적인 수질관리 기술자문 등을 위한 수질평가위원회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남군에서는 사업비 3억5천만원을 들여 전분공장 등 노후건축물 4동을 매입·철거했고 주변토지 11필지 1만여㎡도 매입한 데 이어 서림정수장 주변 환경정비공사를 실시하고 공원화함으로써 지역주민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어린이들에게는 물 환경사랑교육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림수원지 보호를 위한 지역주민들의 노력=대정읍 지역 대부분의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서림수원지 보호대책위원회가 결성된 것은 지난 2월11일. 대책위 공동대표로는 문영실 이장단협의회장, 강수일 대정읍개발협회장, 허승권 양돈협회 남군지부장이 각각 선출됐다. 또 서림수원지 보호를 위한 활동 외에도 양돈장 이설을 적극 추진한다는 운영규약을 채택했다. 대책위는 꾸준히 운영위원회를 거치면서 서부지역 축산폐수공공처리시설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선 서림수원지 보호대책위원회는 ‘서림수원지 보호와 관리방안’ 보고서를 작성하고 주민들 스스로 수원지 보호를 위한 방안을 찾아 나섰다.

 보고서에는 △가축사육제한 지역 확대 △장기적인 양돈장 이설 계획 수립 △양돈장 분뇨의 퇴비화 등이 보호방안으로 제시됐다. 아울러 동일2리 지역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육성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남군에서는 대책위의 요구사항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 대책위에 전달했고 대책위는 운영위원회를 거치면서 지난달 12일에는 조건부 허용안을 마련해 남군측에 제출했다.

 축산폐수공공처리시설에 대해 ‘무조건 반대’ 입장을 표명해온 주민들이 ‘조건부 수용안’을 내놓으면서 행정과 주민 간의 벽이 좁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부지 문제 등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다.

 △앞으로 어떻게=아직 서림수원지를 둘러싼 행정과 수돗물을 공급받고 있는 지역주민들과의 줄다리기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안심하고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위해 행정과 식수로 이용하고 있는 마을주민 등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개발사업 뿐만 아니라 농지개간이나 축산시설의 무분별한 허가로 인한 지하수 오염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책도 필요한 시점이다.

 이에 따라 행정에서는 주민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계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면서 지하수 관리정책에 대한 보다 강력한 의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숙기자 hslee@hallailbo.co.kr

[사진설명]남제주군 대정읍 일과리에 소재한 서림수원지. 대정읍 21개 마을과 안덕면 9개 마을 등 8천8백여 가구 3만여 명의 식수원인 서림수원지를 제대로 보호해야 한다는 동시적 과제를 놓고 보호방안에 대한 의견이 많다. 한쪽에서는 수원지 보호를 위해 수원지와 근접한 양돈장을 이전해야 한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완벽한 양돈장 분뇨 처리를 위해 축산폐수처리시설을 설치해야 된다는 입장이다./사진=강경민기자 gmkang@hall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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