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 大진단]양치식물 1백50여종 외국서 원예용 상품화

[제주농업 大진단]양치식물 1백50여종 외국서 원예용 상품화

제2부:대안은 없나
  • 입력 : 2003. 04.14(월)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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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계서 각광받는 생물산업

자원이 풍부한 나라하면 먼저 석유나 광물같은 지하자원을 떠올린다. 여기에 우수한 인적자원과 아름다운 경관의 관광자원까지 가졌다면 더할 나위 없다고 여긴다.

 하지만 21세기는 새로운 ‘종(種) 주권시대’ 라고 한다. 자원부국의 필수조건에 다양한 식물자원을 포함시키고 있는 것이다.

 자원식물에 대한 가치는 21세기에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서구 열강들은 이미 18세기에 자국뿐만 아니라 식물자원이 풍부한 후진국에 눈독을 들여 산업화하여 엄청난 부를 챙겼다.

 이러한 자원식물이 해외로 반출된 중심에 우리나라와 제주지역도 포함되고 있다. 국내 자원식물의 해외반출은 본격적 열강의 침략기인 20세기 초에 집중됐다. 이후에도 자원식물 약탈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주로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자생식물들이 표적이었다.

 세계적으로 제주가 특산인 구상나무와 왕벚나무는 대표적 사례다. 성균관대 심경구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 현지조사를 통해 한국에서 채취해간 원산 및 자생수목의 수종은 1백19종이며 이중 1백16종이 현지 수목원에서 재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제주자생 수종인 구상나무, 자귀나무, 담팔수, 녹나무 등 수십 종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심 교수는 취재진에게 “이 가운데 상당수가 신품종 또는 교잡종 형태로 개량되어 세계시장에 출하되었다”고 말했다.

 최근 세계적으로 식물·원예학계의 주 관심분야는 양치식물류이다. 평강식물연구소 김봉찬 소장은 “세계 각국에서 원예용으로 이용하는 양치식물중 제주 자생종이 무려 1백50여종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국내 양치식물의 80%에 해당하는 2백40여종이 제주에 서식하고 있으며 아직도 수많은 종들이 미기록종으로 남아 있다.

 한국자생식물협회 보고에 의하면 해외로 유출되어 외국꽃이 되어버린 우리 꽃은 1백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식물종의 소유권이 그 나라에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우리나라도 그 나라에 로얄티를 지불해야 하는 실정이다. 현재 네덜란드와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는 나리(백합)는 교배종으로, 그 뿌리는 우리나라이다.

 국립수목원 이유미 박사는 “화훼선진국들이 굳이 우리의 야생 개체를 들여가는 것은 야생에 잠재하고 있는 다양한 유전적 특성을 이용하여 신품종으로 개량하거나 내병 혹은 내한성이 있는 품종을 만들려는 작업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국가간·지역간 종자전쟁은 지금 이 순간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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