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단지는 세계적 성공사례로 알려지면서 관광 투어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20기 발전기 가동…관광코스로 인기 절정
제주는 사업자 부도로 해상풍력사업 표류
▶해상풍력의 성공모델 '미델그룬덴 풍력단지'=코펜하겐 항구에서 약 3km 떨어진 곳에 있는 미델그룬덴 해상 풍력단지에는 2MW짜리 풍력발전기 20기가 발트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받아 전력을 생산한다. 20기 해상 풍력발전기중 10기는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라는 협동조합 형태의 비정부기구(NGO)가 소유하고 있다. 나머지는 코펜하겐 시의 에너지 및 전력담당 부서에서 운영한다.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의 회원 8천5백명이 미델그룬덴 풍력 발전기 10기를 소유하고 있다.
10기의 풍력발전기는 4만5천개의 소유권으로 나눠져 있으며 1개의 소유권은 4천2백크로네(약 75만원)다. 소유주들은 지난 2007년 풍력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팔아 소유권 당 13% 이익을 남겼다.미델그룬덴에 해상풍력 발전기 10기를 설치하는 데는 들어간 비용은 2천3백만 유로(약 3백2억원)가 들어갔다.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는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 '회원 10명 접촉하기'운동을 전개했고 2년동안 TV광고와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신문광고를 펼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한 홍보도 지속적으로 벌였다.
미델그룬덴은 세계적인 해상 풍력단지 조성의 성공사례로 알려지면서 관광 투어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도 미델그룬덴에 대한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 설치 결정 과정과 현재의 운영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관광객들이 미델그룬덴을 둘러보기 위해서는 3천크로네(약 54만원)를 내고 있다. 1시간30분가량의 미델그룬덴에 대한 소개와 풍력발전에 대한 기본 강의가 포함돼 있으며 풍력단지를 배를 타고 잠깐 돌아본다. 풍력발전기에 가까이 접근하려면 3천크로네를 추가로 내야 한다.
▶제주자치도 해상풍력=S사는 지난 2006년 8월 17일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 한경면 판포리∼두모리 해상에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총 4백억원을 투자해 3MW급 풍력발전기 10기를 설치, 총 3만㎾의 전기를 생산하기로 했다. 하지만 사업자 부도로 해상풍력 사업은 무기한 표류하고 있다.
/덴마크 미델그룬덴=고대로기자
[인터뷰/닐스 룬드 코펜하겐에너지환경협회]
"경관보호 등을 위해 해안 5~10㎞ 밖 설치"
지난 9월 29일 오전 덴마크 미델그룬덴 해상풍력발전단지를 방문에 앞서 해상풍력발전에 투자한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를 찾아 닐스 룬드씨(52)로부터 해상풍력의 부작용과 사업수익 등을 들어보았다.
▶사업의 성공요인과 효과=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였다. 코펜하겐 해안에 풍력발전기를 설치하자는 제안이 나온 이후 준비하는데 3년이 소요됐고 실제로 풍력발전기를 세우기까지 1년이 필요했다. 20기에서 생산되는 전력량은 코펜하겐 시내에서 하루 사용되는 전력의 3%를 담당하고 있다. 그동안 2백61t의 이산화황과 7만6천5백t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켜 코펜하겐의 공기를 맑게 유지하는 효과도 올렸다.
▶수익금은 얼마인가=소유권당 손익계산서를 분석해 보면 투자비가 5백70유로(4천2백크로네)이고 전력판매 등 수익은 연간 80유로이다. 이중 유지비 10유로를 제외하면 순수익은 70유로이다. 투자비 회수 예상기간은 앞으로 7년이다.
▶해상풍력이 자연환경을 훼손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풍력발전기를 설치할 때 어떤 각도로 세울 것이며 전체적인 배치는 어떤 형태로 할 것인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했다. 지금까지 수년간 풍력발전을 해 왔으나 새들이 이 때문에 보금자리를 잃었다는 보고는 없다. 풍력발전기 주변으로 새로운 수중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해상풍력 설치시 규제는 없나=현재 경관 보호를 위해 해안에서 10~15km 떨어진 곳에 해상풍력발전기를 설치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미델그룬덴 해상풍력은 이러한 규제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설치한 것이다.
1인당 가장 많은 풍력 발전기…바람으로 전체 전력 19% 생산
바람의 나라 덴마크. 인구 1인당 가장 많은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나라다.
세계 최대의 풍력발전기 회사인 베스타(Vestas)가 있는 곳이며 현재 약 19%의 전기가 5천여대의 풍력 발전기를 통해 생산되고 있다. 지난 2004년 풍력을 이용한 전력 생산량은 3천1백17MW이다.
지난 2003년에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풍력발전기를 설치한 나라로 기록됐다.덴마크 풍력발전기 가운데 59%는 개인이 소유하고 있고 코펜하겐 에너지·환경협회등 협동조합 23%, 나머지 18%는 전력회사 등이 갖고 있다.
덴마크의 풍력 발전이 성장하게 된 이유는 우선 제주특별자치도처럼 바람 자원이 풍부하고 풍력발전설치가 간단하다는 데 있다. 풍력발전기 1기 설치기간은 6~7개월, 화력이나 원자력 발전소 보다 건설기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또 지난 1972~1973년 세계오일파동 이후 정부가 신재생에너지에 관심을 갖고 집중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덴마크 정부는 풍력으로 생산한 전력을 우선 사용토록 하고 전기를 판매해 바로 현금화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2004년이후 급속도로 성장한 인도의 풍력발전 성장세에 밀려 현재는 5위로 하락했고 또 다른 추격자인 중국에 조만간 그 자리도 양보해야 할 처지에 놓여있다.
지난 2001년 11월 선거에서 우파 진영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이 총리로 선출된 후 재생가능에너지 우대 정책을 펼쳤던 전임자와는 다른 방향으로 재생가능에너지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FIT(기준가격 전력매입제도)를 시장의 경쟁시스템에 맡기도록 변경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5년 이후 새로이 건설된 풍력발전기의 경우 기준가격 판매가 불가능, 재생가능에너지 시장, 특히 풍력발전 시장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이처럼 위기에 봉착했던 덴마크의 풍력발전정책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덴마크가 오는 2009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개최지로 확정되면서 라스무센 총리는 풍력 등 재생가능에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그동안 재생가능에너지 홀대 정책을 펼쳤던 덴마크 정부가 이제 다시 재생가능에너지를 덴마크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어 덴마크의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아 이뤄지고 있습니다.